생애 2번째 슈퍼볼 정상 하인스 워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9분



부상 이기고 초특급 리시버 부활
“다리 부러져도…” 훈련 합류
결승전서 몸싸움 투혼 발휘
우승 확정되자 감격의 눈물


3년 전 제40회 슈퍼볼 때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흑진주’ 하인스 워드(33)는 주인공이었다.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경기에서 5개의 패스를 받고 123야드를 전진한 그는 결정적인 터치다운까지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1일(현지 시간) 피츠버그와 애리조나 카디널스가 맞붙은 제43회 슈퍼볼. 그는 2개의 패스를 받았고 43야드를 전진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역전 터치다운을 포함해 131야드를 전진한 동료 샌토니오 홈스의 몫이었다.
워드는 지난달 19일 볼티모어 레이븐스와의 아메리칸 콘퍼런스 챔피언십에서 오른 무릎을 다쳤다. 슈퍼볼 출전조차 불투명했지만 그는 “다리가 부러지더라도 슈퍼볼에 나간다”며 힘든 재활을 견뎠고 지난달 30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
이틀 만에 경기에 출전한 워드의 컨디션이 좋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는 늘 그랬듯이 최선을 다했다.
워드는 1쿼터 44초 만에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의 38야드 패스를 완벽하게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피츠버그는 이 공격을 통해 18야드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3-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워드는 2쿼터에 상대 선수와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는 몸싸움을 펼치는 악역을 담당하며 팀의 사기를 북돋웠다.
올 시즌 워드의 활약은 돋보였다.
개막전에서 2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한 워드는 81개의 리시브와 팀 최다인 1043야드를 전진했다. 4년 만에 특급 리시버의 기준으로 통하는 1000야드를 돌파한 것. 그리고 부상에도 피츠버그가 슈퍼볼 최다 우승(6회) 팀이 되는 데 앞장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서전을 통해 고교 시절 농구 선수를 하며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했다고 회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주역이 아니라도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워드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3년 전 그날처럼 화려한 주연은 아니었지만 챔피언만이 흘릴 수 있는 감격의 눈물이었다.
워드는 “내 자신에 대해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았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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