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신 이현민 “키 173cm라도 하승진 안 부러워요”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프로농구 최단신(173cm)인 LG 가드 이현민(오른쪽)이 작은 키의 핸디캡을 극복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자신보다 32cm나 큰 브랜든 크럼프(205cm)와 손바닥을 마주치는 이현민이 유난히 작아 보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로농구 최단신(173cm)인 LG 가드 이현민(오른쪽)이 작은 키의 핸디캡을 극복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자신보다 32cm나 큰 브랜든 크럼프(205cm)와 손바닥을 마주치는 이현민이 유난히 작아 보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5경기 평균 14.2득점… 프로농구 LG 선전 이끄는 최단신 이현민

“창원 시내를 혼자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잘 몰라봐요.”

LG 이현민(25)은 12일 쑥스럽게 웃었다. 프로농구 최단신(173cm)으로 ‘아담’하기 때문에 길거리에 나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지 못하는 것. 그는 “동료들과 함께 가면 그제야 알아본다”고 말했다.

그는 작지만 강하다.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4.2득점 6.4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 하위권을 맴돌던 LG는 최근 4승 1패로 단독 4위에 올랐다.

용병들의 신장 제한이 풀리고 국내 선수들의 신장도 커지면서 ‘벽’은 더 높아졌지만 그는 나름의 해법을 찾았다.

“예전에는 슛 욕심이 많았는데 이젠 동료들에게 찬스를 더 내주려고 해요. 패스에 재미를 들였지요.”

지금 키가 고등학교 때 신장이라는 그는 “저는 사실 키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었는데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180cm 이하는 경기하는 데 다 똑같은 조건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조차 국내 최장신(222cm)인 하승진(KCC)과 같이 코트에 서면 문득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든다고. 무려 49cm 차다.

그러나 그는 “승진이와 키를 바꿀 수 있다고 해도 바꿀 생각이 없어요. 큰 키면 그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거든요. 또 너무 크면 코트 밖에서 불편하잖아요”라며 웃었다.

올 시즌 LG 사령탑에 오른 강을준 감독은 조상현과 현주엽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지며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3년차 이현민을 중심으로 ‘신인 듀오’ 기승호와 이지운이 짭짤한 활약을 펼쳐 젊고 빠른 팀으로 변모하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감독님은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눠요.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졌어요.”

이현민은 내년 군대에 간다. 당분간 팬들과 멀어지게 된다.

그는 “화려한 스타보다는 팬들에게 꾸준히 제 몫을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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