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 아메리카] ‘이변 속출’ NBA 초반 판도 점검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9시 01분


‘3각편대 노쇠’ 흔들리는 스퍼스 군단

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서부 콘퍼런스의 남서지구는 5팀 가운데 4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엘리트’ 지구다. 전년도 챔피언이었던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비롯해 뉴올리언스 호네츠, 댈러스 매버릭스, 휴스턴 로케츠 등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센터 파우 가솔을 LA 레이커스로 보낸 멤피스 그리즐리스만 유일하게 포스트시즌 게임을 치르지 못했다.

그런데 2008-2009시즌엔 비록 초반이지만 5개 팀 가운데 휴스턴과 뉴올리언스만 승률 5할을 넘기고 있을 뿐이다. 특히 2005-2006시즌 NBA 파이널에 진출한 댈러스는 3승7패로 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초반 샌안토니오와 함께 가장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팀으로 꼽히고 있다. NBA의 시즌 초반을 점검해본다.

● 샌안토니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스퍼스는 지난 시즌 서부 콘퍼런스 결승전에서 LA 레이커스에게 1승4패로 무릎을 꿇어 챔피언 수성에 실패했다. 더구나 5경기만에 패하면서 전문가들이 지적한 스퍼스의 노쇠화가 현실로 드러났다.

스퍼스의 ‘미스터 펀더멘털’ 팀 던컨, 마누 지노빌리, 토니 파커로 이어지는 3각편대는 지난 7년 동안 3차례나 NBA 정상에 오르며 막강한 위력을 과시했다. 3명의 호흡은 눈빛만 봐도 척척 맞을 정도였다. 아쉽게 파커(26)를 제외하고 던컨(33), 지노빌리(31)는 30대다. 스퍼스는 엔트리 선수 15명의 평균 연령이 29.6세다. 지난 시즌 NBA 파이널에서 격돌한 레이커스(26.3세)와 보스턴 셀틱스(26.6세)에 비해 세살 정도 평균 연령이 높다. 성적 부진의 한 요인이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 스퍼스를 우승권에서 제외시킨 까닭도 나이와 무관치 않다.

올해 초반 부진은 가드 지노빌리의 부상 공백이 크다. 지노빌리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아르헨티나대표로 출전했다가 발목부상을 당해 12월초까지 출장이 어려운 상태다. 현재 팀이 승률 5할 이하를 맴돌자 예상보다 빨리 복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노빌리는 과감한 골밑 돌파와 외곽슛이 좋은 왼손 슛쟁이다. 지난 시즌 평균 19.5득점으로 던컨을 제치고 처음으로 팀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스퍼스는 현재 포인트가드 파커도 발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져 있다.

사실 강팀들에게 NBA 정규시즌은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하나의 통과의례에 불과하다. 30팀에서 16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다보니 그렇다. 스퍼스는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풀타임 지휘봉을 잡은 1997-1998시즌 이후 11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올해도 무난하다. 다만 강팀들이 우글거리는 서부 콘퍼런스에서 몇라운드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공룡 센터 “나 아직 안죽었어”

피닉스 선스 센터 샤킬 오닐(36)의 올 시즌 꿈은 매우 소박하다. 60경기 출장이 목표다. NBA 정규시즌은 82게임이다. 그럴 만도 한 게 2004-2005시즌 73경기 출장 이후 60경기에 출장한 적이 없다. 크고 작은 부상 때문이다. 더구나 NBA는 포스트시즌이 길어 팀도 정규시즌에는 크게 무리를 시키지 않는다. 사실 오닐의 모든 부상은 과체중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디어북에 나온 오닐의 체중은 146kg이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미디어 관계자는 없다. 그의 체중은 대외비다.

오닐의 스피드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레이커스 초창기와 같은 스피드를 유지했다면 골밑을 휘젓는 오닐을 막아낼 수가 없다. 스피드 저하로 리바운드가 줄어들었고, 슈팅마저 블로킹을 당하기 일쑤다. 2년 연속 평균 득점이 20점 이하로 떨어졌고, 리바운드도 10개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 예상보다 호조다. 평균 득점 16.1점에 리바운드 9.2개다. 경기 출장시간도 27.7분으로 나이를 고려하면 높은 편이다.

● 댈러스 “감독을 괜히 바꿨나…”

댈러스의 괴짜 구단주 마크 큐반은 지난 시즌 서부 콘퍼런스 1라운드에서 뉴올리언스에 1승4패로 패한 뒤 흑인 지도자 에이버리 존슨(현 ESPN 해설자)을 해고시켰다. 존슨은 2004-2005시즌 도중 돈 넬슨(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탁월한 수비농구로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곧바로 NBA 파이널까지 진출해 마이애미 히트에 아쉽게 덜미를 잡히기는 했어도 능력은 인정받았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서 선수들을 장악했던 존슨은 이후 플레이오프에서 잇달아 1라운드에서 쓴맛을 보며 궁지에 몰렸다. 게다가 선수들과의 농구 견해 차이가 드러나 큐반 구단주는 선수 편을 들어주었다. 큐반은 ESPN 해설자로 주가를 높였고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감독을 역임한 릭 카라일을 영입했다. 6시즌 NBA 감독을 지낸 카라일은 ESPN에서 명쾌한 해설과 분석으로 명망을 쌓았다. 올 시즌 댈러스의 탈바꿈이 예상됐던 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카라일은 존슨보다도 못한 지도력으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존슨이 수비형 코치라면, 카라일은 공격을 더 중시하는 지도자다. 댈러스는 지난 시즌 베터랑 포인트가드 제이슨 키드까지 가세한 터라 올해는 성적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MVP 더크 노비츠키를 보유하고 있는 댈러스는 현재 경기당 95.9득점(리그 18위), 99.4실점(22위)으로 팀 특유의 색깔마저 없어졌다. 존슨이 지휘한 2007-2008시즌에는 공격에서 100.4득점(리그 12위), 수비에서 95.9점(6위)을 기록했다. 댈러스가 언제쯤 반전을 꾀할 지 궁금하다.

LA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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