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MLB PS 이슈&포커스] 심술부린 하늘… 과연 누구 편일까?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7시 59분


월드시리즈 사상 첫 일시정지 게임

월드시리즈 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이 나왔다. 28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속개된 월드시리즈 5차전은 경기내내 퍼부은 강한 빗줄기로 6회말 2-2 상황에서 서스펜디드로 넘어갔다. 필라델피아의 공격부터 시작되는 5차전 6회말은 29일 오전 9시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속개된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엔 29일에도 비가 내린다는 기상 예보다. 필라델피아는 에이스 콜 해멀스를 앞세워 1980년 이후 28년 만에 월드시리즈 축배를 들려고 했으나 하늘의 심술로 연기됐다. 탬파베이는 이 경기를 이길 경우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로 돌아가 30일 6차전을 벌일 수 있다.

○ 추위 속에 벌어진 수중전

5차전은 시작하기 전부터 야구하기에는 무척 추운 날씨였다. 시티즌스뱅크파크의 날씨는 경기 개시 때 5도였고, 비를 뿌리면서 기온은 더 떨어졌다. 게다가 강한 바람까지 불어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거의 영하의 날씨였다. 선수들은 귀마개가 있는 모자를 쓰고 수비를 펼쳐야 했다. 필리스 유격수 지미 롤린스는 5회초 선두타자 로코 발델리의 내야 플라이를 바람 때문에 놓쳐 에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레이스는 1-2로 뒤진 6회초 B J 업튼이 2사 후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카를로스 페냐의 좌전 적시타로 동점을 뽑아 대조를 보였다. 업튼의 도루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결정타였는데 내야 주로가 비로 진흙탕이 돼 기동력 발휘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팀내에서 가장 빠른 업튼이었기에 도루가 가능했다. 업튼은 월드시리즈에서 4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 노 모어 뚝심

레이스의 2점은 그동안 부진했던 페냐와 에반 롱고리아의 적시타로 얻은 점수다. 레이스 조 매든 감독은 5차전에서 상위타순을 조정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3,4번에 포진했던 페냐와 롱고리아는 4차전까지 29타수 무안타 15삼진으로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5차전에 매든은 5번이었던 좌타자 칼 크로포드를 2번, 업튼을 3번, 페냐를 4번, 롱고리아를 5번으로 조정했다. 0-2로 뒤진 4회 페냐가 1사 후 월드시리즈 첫 안타를 우월 2루타로 만들었다. 이어 롱고리아가 유격수 롤린스를 꿰뚫는 깨끗한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이 역시 롱고리아의 월드시리즈 첫 안타. 6회에는 2사 후 업튼의 도루로 엮어낸 득점 찬스에서 페냐가 천금같은 좌전안타로 동점타를 이끌어 냈다. 페냐는 전형적인 풀히터로 필리스 수비들이 우측으로 시프트를 거는 타자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페냐는 해멀스의 바깥쪽 볼을 밀어쳐 2번째 안타를 뽑았다.

○ 오락가락한 스트라이크 존

이번 심판진은 월드시리즈 사상 최악으로 꼽힌다. 거의 매 경기마다 오심이 나온다. 5차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일관성없는 스트라이크존으로 야구팬들의 원성을 샀다. 레이스 선발 스콧 카즈미어가 6개의 볼넷을 남발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제프 켈로그의 오락가락한 스트라이크존이 한몫했다. 카즈미어가 1회 팻 버렐에게 볼카운트 1-1에서 던진 2개의 몸쪽볼은 FOX-TV 트랙존에 엄연히 스트라이크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16년 베터랑 켈로그는 모두 볼로 선언했고, 결국 카즈미어는 1사 만루상황에서 셰인 빅토리노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선취점을 빼앗겼다.

○ 불펜싸움

필리스 팬들은 이날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줄곧 지켰다. 2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지켜보는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필리스의 승리 가능성도 높았다.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해멀스가 선발 등판하는 터라 마운드의 높이에서 필리스가 유리했다. 더구나 전날 10-2로 대승을 해 마무리 브래드 릿지도 등판하지 않고 푹 쉬었던 터. 하지만 6회말에 들어가기 전 2-2 동점이 된 상황에서 버드 셀리그 커미셔너의 서스펜디드게임 선언으로 필리스는 우승 축배를 뒤로 미뤄야 했다. 1승3패로 벼랑에 몰린 레이스의 매든 감독은 경기 후 “내일 경기에서 스콧 실즈(2차전 선발)와 맷 가자(3차전)를 기용할 생각은 없다”며 6차전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전문가들은 만약 레이스가 5차전을 이길 경우 6,7차전 승리도 가능하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필리스로서는 무조건 5차전 홈에서 우승 헹가래를 쳐야 하는 입장이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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