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못 간다고?” 뿔난 곰 21안타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2시 59분


홍성흔 솔로포 부활 두산 홍성흔(오른쪽)이 7-3으로 앞선 4회 초 삼성 두 번째 투수 전병호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홈으로 들어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왼쪽은 삼성 포수 현재윤. 대구=연합뉴스
홍성흔 솔로포 부활 두산 홍성흔(오른쪽)이 7-3으로 앞선 4회 초 삼성 두 번째 투수 전병호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홈으로 들어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왼쪽은 삼성 포수 현재윤. 대구=연합뉴스
두산, 1회 5점 폭발… 삼성 12-6 두들기고 PO 2승 2패 원점

두산 톱타자 이종욱이 삼성 선발 이상목의 6번째 공을 때렸다. 빗맞은 게 되레 약이 됐다. 제대로 뻗지 못한 타구는 2루를 살짝 넘겨 행운의 안타가 됐다. 삼성으로서는 ‘기나긴 1회 악몽’의 시작이었다.

두산은 1회에 9번 이대수까지 타석에 섰다. 19년차 베테랑 이상목은 공을 44개나 던지며 4안타 2볼넷으로 5점이나 내준 뒤 30분이나 걸린 첫 이닝을 마치고 바로 교체됐다. 두산의 5득점은 역대 플레이오프 1회 초 최다 득점(종전 4득점).

두산 선발 김선우도 잘 던진 건 아니었다.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 3실점으로 1차전처럼 3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삼성은 3회 3-7까지 따라붙은 상태에서 1사 2, 3루를 맞았지만 두산의 바뀐 투수 정재훈에게 삼진 2개를 당하며 추격의 기회를 놓쳤다.

방망이가 폭발한 두산이 삼성을 12-6으로 꺾고 플레이오프(7전 4선승제)에서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어떻게든 잠실까지 끌고 가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두산은 20일 대구에서 열린 4차전에서 이상목(37)-전병호(35)-조진호(33)로 이어진 평균 연령 35세의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선발 전원이 안타를 기록하며 역대 포스트시즌 팀 최다 안타 타이인 21안타를 터뜨렸다. 삼성도 9개의 안타를 때려 양 팀 30개는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안타.

두산은 6회까지 매 이닝 득점에 성공해 역대 포스트시즌 경기 개시 후 연속 이닝 득점(종전 5이닝)도 갈아 치웠고 2루타 7개를 때려 포스트시즌 한 팀 최다 2루타(종전 6개) 기록도 세웠다. 삼성도 2루타 3개를 보태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2루타(종전 8개) 신기록을 도왔다. 전날까지 1안타에 그쳤던 두산 홍성흔은 솔로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경기를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한 삼성 선동렬 감독은 투수를 더 투입하지 않았고 6회 이후에는 박석민과 박진만 등 주전들을 벤치에서 쉬게 하는 등 다음 경기를 대비했다.

대구구장은 이틀 연속 1만2000명의 관중으로 꽉 찼다. 플레이오프 9경기 연속 매진. 5차전은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선우 더 버텨줬어야”

∇두산 김경문 감독=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많이 뽑아줘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10점 이상 뽑은 경기치고는 다소 불안한 점도 있었다. 타자들이 계속 점수를 냈지만 추격을 허용해 불안했다. 선발 김선우의 공이 1차전 때보다 좋지 않았다. 초반 대량 득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6, 7회까지는 버텨줬어야 했다. 5차전 삼성 선발로 공 끝이 좋은 배영수가 나오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짧은 스윙을 주문하겠다.

“타격 감각 괜찮아 다행”

∇삼성 선동렬 감독=1회 5점을 내주면서 경기 초반 대량 실점해 이기기 힘든 경기였다. 선발 이상목에 이어 전병호 조진호까지 팀의 고참급 투수 3명을 내보냈는데 제대로 막아주지 못해 좀 실망스럽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전체적으로 좋다. 상대 투수가 누가 나오든 매경기 5점 정도는 뽑아낼 수 있을 것 같다. 5차전에서 선발 배영수가 초반에 잘 막아준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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