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전형적인 노력파” 2년 만에 1분8초 단축
국내 남자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이명기(25·국민체육진흥공단·사진)는 축하 인사를 받느라 바빴다. 우승도 우승이지만 2006년 4월 전주 마라톤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17분30초)을 2년여 만에 1분8초 줄이며 2시간16분22초를 기록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황영조 감독은 이명기를 “전형적인 노력파”라고 평가한다. 충북 음성군 수봄초교 3학년 때 육상을 시작한 이명기는 2002년 음성고 졸업 직후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입단했다. 황 감독은 “전국체육대회 3위 이내 입상 경력 하나 없이 입단을 하겠다고 찾아왔는데 의욕이 대단했던 점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이명기는 “부상 관리를 잘 하고 체력을 더 끌어 올려 기록을 계속 높이겠다”고 말했다.
경주=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中쿤밍 고지훈련… “30분벽 못깨 아쉬워”
결승선을 통과하며 손목시계를 본 윤선숙(강원도청·사진)은 탄성을 터뜨렸다. 그리고 바로 구토를 했다. 36세의 나이. 윤선숙은 같이 운동했던 동기들은 모두 은퇴한 가운데 홀로 한국 여자마라톤의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 2시간29분대 기록을 세우려고 했다. 2시간31분21초로 2001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32분09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깨며 대회 2연패에 성공하긴 했지만 결국 2시간30분 벽은 넘지 못했다.
윤선숙은 강원 횡계에서 2개월간 기초 체력과 지구력을 다지고 9월 한 달 동안 중국 쿤밍으로 고지훈련을 다녀왔다. 그렇게 공을 들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그는 “개인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만족해요. 코스가 너무 좋아서 기록을 깰 수 있었어요”라며 미소를 띠었다.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거의 없네요. 코스가 참 마음에 듭니다.”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6분43초로 남자 마스터스 부문 2위를 한 김용택(29·사진) 씨가 자신의 기록을 2분 가까이 줄인 2시간24분49초의 좋은 기록으로 경주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김 씨는 마라톤 고수가 많기로 유명한 위아 소속으로 국내 마스터스 대회에서 10여 차례 우승한 베테랑이다. 경주 마라톤은 이번이 첫 출전.
“코스도 좋았고 출발할 때 기온도 적절했는데 다만 30km 지점을 지날 때부터 햇볕이 너무 따가웠다”고 말했다.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도 잘 뛴 건 ‘정신 집중’을 잘한 때문이죠.”
2시간51분16초의 기록으로 여자 마스터스 풀코스 2연패에 성공한 배정임(42·사진) 씨는 “어제 많이 먹어서 체했는데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배 씨는 경주 코스가 무척 마음에 드는 데다 동아일보 마라톤은 마음 놓고 달려도 될 만큼 운영이 매끄러워 좋단다.
그는 경주마라톤이 국제대회가 되면서 더욱 힘이 난다고 했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엘리트 선수들과 마주치면 순간적으로 힘이 솟는다”고 했다.
경주=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