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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4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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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의 위로 섞인 질문에 인생을 달관한 사람처럼 허허 웃기만 하던 이 감독은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직접적인 면담 한번 없이 사장이 ‘경질을 검토중’이라는 말을 언론에 먼저 흘리는 건 이해가 안 간다. 나한테 먼저 얘기하는 게 순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오늘 선수들을 모아놓고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당부했다”며 “시즌 전부터 (연봉협상 때문에) 사기가 떨어진 선수들을 다독이는 게 올 시즌 첫째 목표였다. 시즌을 치르면서 선발진은 안정됐지만 여전히 득점력은 떨어져 올 가을 많은 훈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뿐이었다. 이 감독은 더 이상 장황한 넋두리는 옮겨놓지 않았다. 그러나 소식을 전해들은 두산 김경문 감독은 “남의 구단 일이라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이런 식으로 감독을 경질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마땅히 내야할 프로야구 가입 분납금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납입기한을 넘긴 히어로즈다. 또 오래 전에 정산을 마쳤어야 할 감독 계약금(1억원)도 시즌이 끝나갈 무렵에서야 슬그머니 통장으로 밀어넣은 히어로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사령탑 교체 여부를 놓고는 일사천리다. 다가올 스토브리그에서는 또 어떤 불협화음을 낳을지, 히어로즈의 ‘구단 마음대로’ 행정이 궁금증을 일으킨다.
목동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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