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PK 빼앗던 주심 ‘볼턴전 선심’

  • 입력 2008년 9월 30일 08시 55분


맨유와 볼턴은 여러 모로 인연이 깊은 팀이다. 멀게는 세계 2차 대전에서 독일군의 폭격으로 올드 트래포드가 처참하게 유린된 후 재복구까지 맨유의 홈경기가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에서 벌어진 때가 있었다. 볼턴은 10년 만에 재건된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홈경기 첫 상대였다. 10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를 찾은 4만1748명이라는 감회에 젖은 팬들 앞에서 맨유는 존 다우니, 찰리 미튼, 잭 로우리의 연속골로 3-0으로 화려한 홈 복귀 자축전을 가졌다. 또한 올드 트래포드에 야간 전광시설이 세워진 후 벌어진 첫 야간 경기 상대도 볼턴이었다. 당시 시즌 최다 관중인 6만862명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맨유 스쿼드 중에는 볼턴 하면 개인적 향수에 빠져드는 선수가 있으니, 그가 바로 선수 생활 중 단 한번도 레드카드를 받은 적이 없을 만큼 자기 자제력이 강한 오언 하그리브스이다. 그의 아버지는 볼턴의 유스클럽에서 활동한 적이 있고, 그의 큰형 다렌도 볼턴과 계약 직전까지 갔다. 지금도 축구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자신의 가족들이 볼턴과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하그리브스는 공교롭게도 27일 벌어진 볼턴전에 빠졌다. 이 날 빅4중 유일하게 초반 부진에 빠진 맨유로서는 반드시 승점 3을 얻어 첫 홈경기 승리를 기록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었다.

승부의 분수령은 다시 한번 축구에 비디오 판독 같은 기술을 도입해야한다는 논쟁에 불을 붙인 호날두의 페널티킥이었다. 맨유와 볼턴이 1-0이 아니라 주심과 볼턴이 1-0이라는 비아냥을 불러일으킨 이 페널티킥을 선언한 주심 롭 스타일스는 전에도 여러 번 석연치 않은 페널티킥을 선언한 적이 있다.

아무튼 볼턴은 호날두의 패널티킥 성공과 루니의 추가골로 완전히 무너졌다. 경기 후 기자들 앞에 선 볼턴 메그슨 감독은 차분한 어조로 “심판의 페널티킥 선언은 한마디로 넌센스”라며 심판의 오심을 막기 위한 기술이 있는데 왜 도움을 회피하느냐며 흥분했다. 호날두의 의도적인 다이빙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볼을 먼저 터치한 정당한 태클에 잘못된 페널티킥을 줬다고 믿는 메그슨의 울분에 퍼거슨도 동정을 표하며 “분명 주심의 판단은 수준 이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심 스타일스는 지난 시즌 맨유가 받아야 할 정당한 페널티킥 5개 정도를 선언하지 않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페널티 킥은 그 작은 보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스타일스는 아직 맨유에 4개의 페널티킥을 빚지고 있는 셈이다.

요크|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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