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축구대표 안영학 12월 결혼 예비신부는 재일교포 3세

  • 입력 2008년 9월 9일 08시 21분


부상때 日서 건너와 꼬박 한달 간호·요리 내조 … 고교동창서 연인으로 3년 사랑 결실

북한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안영학(30·수원 삼성)이 12월 23일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 지역의 한 결혼식장에서 같은 재일교포 3세인 동갑내기 조모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두 사람은 도쿄 조선고등학교 동창으로 학창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다. 2005년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하며 사랑을 키워왔고,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약혼식을 갖고 결혼을 약속했다. 신혼살림은 현재 안영학이 살고 있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 신도시 내 아파트에 마련할 예정이다.

○‘순박’ 청년, ‘단아’ 처녀의 만남

안영학의 평소 성격은 ‘순박’ 그 자체다. 일본에서 태어나 북한축구국가대표가 됐고, 2006년부터 K리그에서 뛰고 있는 까닭에 항상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지만 인터뷰 때마다 늘 차분하고 침착한 어조를 잃지 않았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이 때문에 ‘끼’가 철철 넘치는 북한대표팀 공격수 정대세(24·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자주 비교되곤 한다.

예비신부 조씨 역시 이런 안영학과 닮았다. 안영학의 측근이 신부에 대해 “정말 아름답다”고 귀띔할 정도로 빼어난 외모를 지녔지만, 검소하고 단아한 성품으로 ‘순박한’ 청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안영학이 부산에서 수원으로 팀을 옮긴 후 조씨가 홈경기 때마다 경기장을 찾았지만 지금까지 언론에 부각되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 안영학 역시 나서기를 꺼리는 예비신부의 뜻에 따라 이번에도 언론에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등 그녀의 사생활은 철저하게 보호할 생각이다. 학교를 졸업한 뒤 무역회사를 다녔던 조씨는 결혼을 결심한 뒤 회사를 그만두고 현재 신부수업을 받고 있으며 결혼 후 내조에 충실할 계획이다.

○힘들 때마다 늘 곁에

지난해 안영학이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늘 곁을 지켰던 것도 바로 조씨였다. 안영학은 작년 9월 성남과 경기 도중 상대 선수 팔꿈치에 맞아 신장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출혈이 심해 더 이상 선수 생활이 힘들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질 정도였다.

이 소식을 듣고 일본에서 한 달음에 건너 온 조씨는 간병인도 쓰지 않은 채 부산의 한 병원에서 한 달 내내 안영학을 보살폈다. 덕분에 안영학은 주변의 예상을 깨고 두 달 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었다.

최근에도 조씨의 존재는 안영학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안영학은 박현범, 조원희, 백지훈 등에 밀려 지난해에 비해 출전 기회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조씨가 틈 날 때마다 한국을 방문해 안영학이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는 등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덕에 어려움을 잘 버텨내고 있다.

안영학의 에이전트는 “안영학이 결혼을 계기로 축구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늘 한다”며 예비신부에 대한 안영학의 신뢰를 전했다.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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