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다리 투혼’에 지구촌 기립박수

  • 입력 2008년 8월 21일 02시 50분


아름다운 도전외다리 수영 선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탈리 뒤 투아(가운데)가 20일 중국 베이징 조정카누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수영 여자 마라톤 10km 출발에 앞서 의족을 벗고 있다. 교통사고로 왼다리의 무릎 아래 부분이 잘려나간 그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1분17초 앞당긴 2시간49초 만에 골인하며 25명 중 16위에 올랐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아름다운 도전
외다리 수영 선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탈리 뒤 투아(가운데)가 20일 중국 베이징 조정카누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수영 여자 마라톤 10km 출발에 앞서 의족을 벗고 있다. 교통사고로 왼다리의 무릎 아래 부분이 잘려나간 그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1분17초 앞당긴 2시간49초 만에 골인하며 25명 중 16위에 올랐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나탈리 뒤 투아가 20일 중국 베이징 순이 조정카누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수영 여자 마라톤 10km에서 역영하고 있다.베이징=EPA 연합뉴스
나탈리 뒤 투아가 20일 중국 베이징 순이 조정카누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수영 여자 마라톤 10km에서 역영하고 있다.베이징=EPA 연합뉴스
수영 여자 마라톤 10km 출전 남아공 뒤 투아

1위 러시아 일첸코와 1분22초차 24명중 16위

“두 개라면 좋겠지만 물속에서 내 다리가 몇 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왼다리의 무릎 아래가 없어 ‘외발’ 수영 선수로 불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탈리 뒤 투아(24).

그가 20일 중국 베이징 순이 조정카누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수영 여자 마라톤 10km에서 두 다리가 온전한 24명의 경쟁 선수 가운데 9명을 제치고 16위에 올랐다.

뒤 투아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무려 1분 17초 앞당기며 2시간49초 만에 결승선 터치패드를 찍었다. 1위를 차지한 러시아의 라리사 일첸코의 1시간59분27초와는 불과 1분22초 차.

누가 봐도 눈부신 선전이고 대단한 기록이지만 뒤 투아는 덤덤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은 내 꿈이었고 최선을 다했다. 경기를 끝까지 마쳐 기쁘지만 5위 안에 들려고 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촉망받는 수영 선수였던 그는 17세이던 2001년 모터스쿠터를 타고 학교 수영장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왼다리의 3분의 2 이상을 잘라내야 했다. 모든 게 끝난 것 같았지만 그는 다시 일어섰다.

그는 비장애인들과 당당히 맞서기로 결심했고 2002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영연방대회에 출전해 자유형 800m에서 8강이 겨루는 결선까지 올라 가능성을 확인했다. 뒤 투아는 당시 6관왕을 차지한 호주의 이언 소프를 제치고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는 5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따냈고, 올해 5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오픈워터세계선수권에선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뤄 4위에 올라 당당히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뒤 투아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다. 그때는 꼭 5위 안에 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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