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한국·캐나다전 관전평] 류현진 완투작전 적중

  • 입력 2008년 8월 16일 07시 59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완급조절이 좋았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빠른 직구, 체인지업, 커브 등을 골고루 사용하며 위기를 잘 벗어났다.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이 애매한 경우가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에서 침착하게 자신의 공을 뿌렸다.

다행히 승리로 끝났지만 7회초 공격은 아쉬웠다. 무사 1·2루서 타석에 선 진갑용은 번트 모션을 취했다가 강공으로 전환해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헛스윙으로 끝났고 이미 스타트를 끊었던 2루 주자 고영민은 3루에서 횡사했다.

바뀐 투수 데이비드 데이빗슨이 빠른 볼을 갖고 있어 번트 모션에서 다시 방망이를 세웠다가 치기에는 타이밍을 쫓아가기 어려웠다. 페이크 번트 후 히트앤드런 사인이 났던 건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도망갈 찬스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하면서 끝까지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 한기주 등 마무리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김경문 감독은 끝까지 류현진을 밀어붙였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결선까지 잘 치르려면 두 마무리 투수의 컨디션 회복이 필수적이다. 또 중국전에서도 보여줬듯 타자들은 좀 더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 국제대회에서 수준 높은, 분석이 안된 투수를 상대할 때는 다리를 들었다 때리는 자세보다는 스트라이드를 좁히고 최대한 타이밍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4번 이승엽은 일본에서처럼 여기서도 각 팀들에게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그는 워낙 영리한 선수라 결정적인 순간 제몫을 해줄 것으로 믿지만 한 템포 늦춘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서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16일 일본전은 정서적으로 봤을 때 당연히 이겨야겠지만 우리 목표가 일본이 아닌 메달 획득에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결선에서 이기고, 메달을 따는 게 더 소중하고 그것이 진정한 승리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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