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아, 올림픽서 무력충돌한 러시아에 승리

  • 입력 2008년 8월 13일 14시 40분


한때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던 그루지아가 러시아를 이기고 전쟁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그루지아는 13일(한국시간) 베이징 차오양공원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비치발리볼 경기에서 러시아에 세트스코어 2-1로 승리했다.

그루지아는 러시아에 1세트를 10-21로 내줘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2세트에서 듀스까지가는 접전 끝에 22-20으로 힘겹게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사기가 오른 그루지아는 마지막 3세트에서도 15-12로 승리해 러시아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정치적인 문제가 섞여있었음에도 두 팀 선수들은 멋진 경기를 펼쳤고, 경기 후에는 서로의 플레이를 칭찬하는 악수를 나눴다.

올림픽에서는 정치, 종교, 이념 등의 충돌로 인한 분쟁이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그루지아와 러시아는 그루지아 수도 트빌리시 북쪽에 위치한 남오세티야공화국 통합 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8일부터 전쟁을 벌였다.

경기가 열린 13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종료시키면서 양국의 다툼은 일단락됐으나, 그루지아가 적대 행위를 재개할 경우 바로 대응하라고 명령해 재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