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잡이… 벨보이… 도우미 100만명 ‘인해전술’

  • 입력 2008년 8월 2일 02시 56분


자원봉사자 “올림픽 성공 기원”베이징 올림픽을 일주일 앞둔 1일 베이징 톈탄 공원 상징물인 신년전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는 7만4615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베이징=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자원봉사자 “올림픽 성공 기원”
베이징 올림픽을 일주일 앞둔 1일 베이징 톈탄 공원 상징물인 신년전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는 7만4615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베이징=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공식 자원봉사자만 7만5000명 역대 최다

“취직때 올림픽 경력 도움” 대학생들 몰려

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1일 베이징 현지에서는 시민보다 자원봉사자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공항, 경기장, 선수촌, 메인프레스센터(MPC) 등 주요 시설에는 출입구부터 시작해 복도, 식당, 매점 심지어 화장실까지 봉사자와 안 마주치는 공간이 없을 정도다.

이들은 각국 선수단과 기자, 내빈들을 직접 상대하는 중국의 얼굴. 역대 최다인 규모뿐 아니라 세심한 서비스로 베이징 올림픽의 얼굴로 떠올랐다.

○ 별별 자원봉사자 다 모였네

베이징에 ‘버스 안내양’이 떴다. 경기장과 MPC 등을 도는 무료 셔틀버스에는 운전사 외에 안내 도우미가 동승한다. 탑승 전 행선지를 확인해 주고 내릴 때 안내 방송을 해 이곳 지리에 낯선 방문객들을 돕는다. 우리의 옛 버스 안내양과 비슷하지만 남자 도우미도 많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주요 건물의 출입구에는 도어맨이 있다. 1∼3명이 출입증을 확인함과 동시에 문을 열어 준다. 각국 기자들이 묶는 미디어 빌리지(기자촌)에는 로비와 안내데스크, 방까지 짐을 날라 주는 벨보이까지 있어 웬만한 특급호텔 서비스를 뺨친다.

봉사자가 곳곳에 풀리자 베이징 서우두 공항 화장실에는 파리채를 든 봉사자도 있고, 기자촌의 인공 시냇가에는 뜰채로 이끼를 떠내는 이색 봉사자까지 등장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가 밝힌 공식 자원봉사자만 7만4615명. 이는 1988년 서울 올림픽(2만7000여 명), 2000년 시드니 올림픽(5만여 명), 2004년 아테네 올림픽(6만여 명)을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교통편 제공 등을 위한 시민 봉사자를 합하면 올림픽 도우미는 10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영어를 거의 못하는 봉사자도 많지만 웃는 얼굴로 갖은 손짓을 통해 도움을 주려는 이들의 모습이 대회 분위기를 밝게 만들고 있다.

○ 뜨거운 봉사 열기, 그 이유는?

‘올림픽을 위해 100년을 기다렸다’는 말이 있듯이 역사적인 행사에 참여하려는 중국인들의 소망이 자원봉사 열풍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속파도 적지 않다. 올림픽 봉사 경험이 취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원봉사자의 대부분은 대학생이다. 중국은 한국 못지않게 취업이 어렵다.

한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올림픽이 끝나고 기념 금메달을 받는데 이게 나중에 취직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바쁠 때는 하루 12시간도 일한다”고 말했다. 다른 봉사자는 “구체적으로 가점 기준은 없지만 취직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봉사자 선발 과정이 매우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MPC에서 일하는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자 최하경(중국동포·중화민족대 2년) 씨는 “지난해 10월 1차로 한국어 필기시험을 보고, 2차 일대일 면접, 3차 최종 면접을 거쳐 선발됐다”고 말했다.

베이징=황인찬 기자 hic@donga.com

▶dongA.com에 동영상


▲ 영상 취재 : 황인찬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