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두산, 2군 처방도 효과없다?

  • 입력 2008년 7월 31일 08시 44분


“우리 팀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된 경기였다.”

두산 김경문(50) 감독은 29일 잠실 롯데전에서 역전패한 직후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30일에 ‘극약처방’을 공개했다. 2005년부터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해온 투수 정재훈(28·사진)을 2군으로 내려보낸 것이다. 정재훈은 2004년 4월17일 이후 4년 3개월여 동안 단 한차례도 2군에 내려간 적이 없다. 지난 시즌 중반에 잠시 그를 선발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있었을 뿐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마무리로 재신임됐다.

그런데 결국 김 감독이 회초리를 들었다. 최근 잇딴 블론세이브로 팀 사기를 떨어뜨린데다 전날 9회에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 원인이다.

뿐만 아니다. 동점과 역전점수를 모두 허용한 용병 투수 저스틴 레이어, 7회 추가 득점 기회에서 도루에 실패한 민병헌, 9회 1사 1루에서 견제구를 빠뜨려 주자를 3루까지 보낸 정원석까지 모조리 2군으로 내려갔다. 전날 역전패의 빌미가 된 선수들이 모두 제외된 것이다. 3위 한화가 1경기차로 쫓아온 상황에서 팀이 27일과 29일 연속 연장 역전패를 당하자 김 감독도 심기가 불편한 듯 했다.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도 보지 않은 채 감독실에만 머물렀다. 게다가 김 감독과 김광수 수석코치는 곧 대표팀을 이끌고 베이징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버릇처럼 “2위 자리는 지켜놓고 가야 나도 마음이 편하다”던 김 감독. 중요한 시기에 연패의 늪에 빠진 팀에 ‘정신 차리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두산은 이날도 롯데에 덜미를 잡혀 7연패에 빠졌다. 즉각적인 효과는 보지 못한 셈이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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