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비거리 87알고보니 ‘허풍’

  • 입력 2008년 7월 25일 09시 05분


아마골퍼 200명 테스트…“가장 잘 맞은 샷만 생각한 탓”

세상에 가장 흔한 거짓말 두 가지를 손꼽자면 낚시꾼이 잡다가 놓친 고기 크기와 골퍼의 비거리 아닐까? 골퍼들이 알고 있는 비거리는 진실일까?

영국의 골프전문지 <골프월드>는 8월호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을 대상으로 드라이버 샷 비거리의 진실과 거짓에 대해 조사했다. <골프월드>는 지난 4월 ‘런던 골프쇼’에 참가한 200여 명의 골퍼를 대상으로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드라이버 샷 비거리와 실제 비거리를 측정했다. 비거리에 대한 골퍼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다.

테스트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참가자의 87%에 달하는 골퍼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실제 비거리가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트에 참가한 골퍼들 중에는 예상한 거리와 비슷하거나 때로는 더 멀리 나간 경우도 있었지만, 대다수 골퍼들은 60%(평균 거리 기준) 수준에 그쳤다. 슬라이스나 훅이 발생해 거리 손해를 많이 봤고, 페어웨이에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아 생각보다 볼이 멀리 날아가지 않았다.

골퍼들의 생각과 실제 비거리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대부분의 골퍼들이 가장 잘 맞았을 때의 샷을 평균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골프월드>는 분석했다.

○10∼20% 평균 비거리보다 덜나가

자신의 드라이버 샷 거리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볼이 멀리 나가는 것만큼 중요하다. 티칭전문가 이신 J골프 해설위원은 “정확한 거리를 알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엔 코스 공략 자체가 달라진다.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아이언과 웨지 등 모든 클럽의 정확한 거리를 알고 있어야 훨씬 수월한 플레이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국내의 아마추어 골퍼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케이지랩 피팅센터 현세용 씨는 “드라이버 피팅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골퍼들 중에는 자신의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적어도 250야드 이상은 나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측정 장비를 동원해 테스트를 실시하면 평균 10∼20% 정도 덜 나간다. 심지어는 열 번 중 한번 정도 밖에 정확하게 맞히지 못하는 골퍼도 많다”고 말했다.

골퍼들은 자신의 드라이버 샷 거리에 만족하지 못한다. 하지만 희소식이 있다. 비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열에 한번 정확히 맞히는 골퍼 수두룩

드로 샷을 치거나, 장타용으로 개발된 클럽을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볼을 좀더 높게 띄우는 샷을 익혀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드로 샷은 전통적으로 비거리를 많이 내기 위한 골퍼들이 익히는 기술이다. 볼이 높게 떠서 왼쪽으로 휘어지기 때문에 체공시간이 길고, 페어웨이에 떨어진 후에도 많이 굴러가 비거리가 증가한다.

장타용 드라이버는 국내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장타용 드라이버의 특징은 반발력이 높고 긴 샤프트를 장착했다.

긴 샤프트도 장타에는 효과적이다. 이론적으로 샤프트가 1인치 길어지면 비거리는 10야드 정도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길어진 만큼 정확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별한 기술과 드라이버를 교체하지 않고도 비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볼을 높게 띄우는 것이다. 체공시간을 길게 함으로써 비거리를 5야드 이상 늘릴 수 있다. 티를 평소 보다 0.5인치 높게 꽂거나, 왼발 쪽에 좀더 가깝게 셋업하면 탄도를 높일 수 있다. 골퍼들은 타수를 줄이는 것 이상으로 비거리 증가에 열을 올린다. 비거리를 곧 자존심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드라이버 샷을 일컬어 ‘골프의 꽃’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멀리 날아가는 볼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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