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KBO서도 ‘무기한 실격’ 중징계… 법정구속은 면해

  • 입력 2008년 7월 18일 02시 52분


“인간이 미운 게 아닙니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부활하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은 행동은 용서받기 어렵습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음주 폭행 사건을 일으킨 롯데 정수근(31) 파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수근은 감정에 솔직하다. 1월 KT가 프로야구단 현대 인수를 철회하자 “대기업이 야구팬과의 약속을 저버렸으니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두산 시절 감독으로 모셨던 김인식 한화 감독을 만나면 “영감님,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넬 정도로 정도 많다. 폭행 사건을 접한 김 감독은 “(수근이가) 요즘 야구가 잘 안 돼 짜증이 났던 모양”이라며 “그래도 공인인 만큼 꾹 참았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수근 파문과 관련해 1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2시간 30여 분에 걸친 회의 끝에 내려진 결론은 ‘무기한 실격’ 징계.

하일성 사무총장은 “야구 규약 제146조 2항에 근거해 모든 야구 행위가 중단되는 무기한 실격 제재를 하기로 했다”며 “이제는 야구선수가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 총장은 “프로야구선수협의회와도 이에 대한 논의를 했다”며 “정수근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선수 복귀 여부가) 달렸다”고 말했다.

KBO는 롯데 구단이 전날 요청한 정수근의 임의 탈퇴는 이날 더 무거운 징계를 내린 관계로 논의하지 않았다.

한편 정수근은 법정 구속은 면했다. 이날 부산지법은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청구한 정수근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불구속 입건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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