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방송국 장단에 게임스케줄 맞추라니…”

  • 입력 2008년 6월 5일 08시 50분


SK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을 곧잘 “아이들”이라 부른다. 실제 엄한 아버지처럼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 대신 안 보이는 데서 김 감독은 철저하게 ‘자기 새끼들’을 챙긴다.

이런 김 감독이 주말 롯데 원정을 앞두고 단단히 화가 났다. 갑작스런 스케줄 변경 탓이다. 당초 SK는 5일 저녁 6시부터 문학에서 우리 히어로즈와 홈경기를 치르고, 부산으로 내려가 저녁 5시부터 롯데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6일이 현충일 공휴일인데다 지역 방송국의 요청까지 들어와서 홈팀 롯데는 경기 시간을 5시에서 2시로 당겨버렸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경기 마치면 밤새 버스타고 내려가서 새벽 5시에나 도착한다. 그러고서 낮 2시에 무슨 야구를 하라는 것이냐? 그냥 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 감독은 “야구 인기가 이렇게 많은데 왜 방송국에 끌려 다니는가? 베스트가 아닌 상태로 경기를 하면 그것이야말로 팬들에 대한 실례”라고 지적했다. 올 시즌을 맞아 야구 부흥 목적으로 단장회의에서 ‘공중파 방송의 요청이 들어오면 중계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는 합의를 했는데 애꿎게도 SK 선수단이 유탄을 맞은 것이다. 반면 롯데는 두산과 홈 3연전을 마친 뒤 느긋하게 SK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제주원정 후유증 탓에 이어진 롯데 3연전을 전패했던 악몽이 아직 남아있는데 또 다시 SK가 절대 불리한 조건에서 롯데를 만나게 된 셈이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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