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의 밤 vs 난동의 밤… 챔스리그 결승전 후폭풍

  • 입력 2008년 5월 24일 03시 01분


성난 첼시 팬들 런던서 폭동… 경찰과 충돌 12명 체포

그란트 감독 경질 확실시… 호날두 이적설에 맨유 긴장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과에 축구의 도시인 영국 맨체스터와 런던의 분위기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승부차기 끝에 극적으로 승리하고 ‘더블(2관왕)’을 달성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고지 맨체스터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전통적인 축구 관람 장소인 맥줏집에서는 즉석 축하 파티가 이어졌다. AFP통신은 맨체스터의 상징 색인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팬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서로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고 전했다.

반면에 첼시의 연고지 런던에서는 곳곳에서 성난 팬과 경찰이 충돌했다. 첼시의 홈구장 근처가 특히 심했다. 구장 근처 술집들에선 만취한 첼시 팬들이 행패를 부렸고 충돌한 경찰관들에게 맥주잔과 의자를 던지는 등 폭동으로 번졌다. 결국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12명을 체포했다. 이 와중에 경관 5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첼시는 이번 패배로 팀을 재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조제 무리뉴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해 9월 첼시 사령탑으로 취임했던 아브람 그란트 감독은 이번 결승전 패배로 경질이 확실시된다. 첼시가 아무런 우승 타이틀 없이 시즌을 마치기는 최근 네 시즌 만에 처음.

선수들도 줄줄이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이적이 예상되는 선수는 간판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를 비롯해 미드필더 프랭크 램퍼드, 숀 라이트필립스, 스트라이커 안드리 b첸코 등이다.

맨체스터로선 모든 게 완벽한 시즌이었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팬들을 걱정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 있긴 있다. ‘더블’ 달성의 일등 공신이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설 때문.

퍼거슨 감독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지만 호날두는 결승전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고 해 의혹을 키웠다.

현재 호날두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팀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스페인 현지 신문은 구단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적료로 1억 파운드(약 2074억 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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