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장사 이승호 “형, 미안해”

  • 입력 2008년 5월 3일 03시 00분


마냥 먹어도 될 것 같은 씨름 선수에게도 남모르는 고통이 있다.

백마(80kg 이하)와 거상(90kg 이하) 등 경량급 선수들은 경기 하루 계체량 직전까지 물 한 모금도 마음껏 마시지 못한다. 한계체중을 맞추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일부 선수는 계체량을 통과하면 폭식을 하는 탓에 하루 만에 몸무게가 4∼5kg이 늘기도 한다. 속도감 있고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는 경량급 경기는 이런 어려움을 이겨낸 결과물이다.

2일 경북 안동체육관에서 열린 2008 안동장사씨름대회 거상급 장사 결정전에서 동생은 웃고 형은 울었다.

이승호(22·수원시청·사진)는 이날 거상급 결승(5판 3선승제)에서 김동휘(울산동구청)를 3-1로 꺾고 우승 꽃가마에 올랐다. 반면 그의 친형 이용호(24·수원시청)는 8강전에서 김동휘에게 1-2로 역전패해 5위에 머물렀다.

이승호는 안다리걸기와 빗장걸기로 두 판을 내리 이긴 뒤 세 번째 판은 내줬고 네 번째 판에서 되치기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3일은 백호(105kg 이하), 4일은 청룡(105kg 초과) 급 경기가 이어진다.

안동=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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