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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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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
현장에서 만난 한 선수는 기자에게 하소연을 했다.
2월 국내 한 대학에서 발생한 학생 사망 사고가 그 이유였다. 지난달 경찰은 이 대학 동양무예학과 신입생이 선배들의 얼차려 구타로 몸이 성치 않은 상태에서 훈련을 받다 숨졌다고 보고 이들을 사법처리했다.
대한유도회 조용철 전무는 “최근 전국 도장에 비상이 걸렸다. ‘유도는 위험하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져 자녀들을 그만두게 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의 원인과는 별개로 유도를 대표하는 대학에서 일어난 일이라 종목 자체가 잘못 인식되고 있다는 것.
유도는 역대 올림픽에서 8개의 금메달을 한국에 안겨줬지만 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교 및 대학 등록 선수 3000여 명이 ‘미래의 이원희’를 꿈꾸며 땀을 흘리고 있고 전국 400여 개 도장의 동호인은 약 2만 명.
종주국 일본의 유도 인구가 20만 명, 프랑스는 8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해외에서는 인기가 높다.
동해시청 유도팀 배상일 감독은 “내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유도를 배우게 했는데 체력은 물론 자신감도 크게 늘었다. 부모와의 스킨십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 체육계 학과의 ‘폭력적인 후배 군기잡기’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스포츠는 폭력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파문에 ‘효자 종목’ 유도가 속을 태우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