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보비였다.
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정규리그 2위 대한항공과 3위 현대캐피탈의 대결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 지난해에 이어 2시즌 연속 대한항공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출신 보비는 좌우는 물론 후위(9득점)에서 강 스파이크를 날리며 26점을 올렸다. 반면 현대캐피탈의 브라질 출신 로드리고 로드리게스는 9득점에 그쳤다. 신영수(16득점)와 장광균(11득점), 김형우(6득점)가 힘을 보탠 대한항공이 3-0(27-25, 30-28, 25-23)으로 완승.
대한항공이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승리를 거두고 삼성화재와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시즌 중반인 2월 합류한 로드리고가 복근 이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자 정규리그 7라운드 마지막 3경기에 그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선 외국인 선수의 활약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이란 판단 때문.
하지만 김 감독의 이런 노력은 채 1세트도 끝나지 않아 물거품이 됐다. 초반 포인트를 잘 쌓던 로드리고가 1세트 중반부터 백어택 실수를 연발했기 때문. 김 감독은 2세트 중반부터는 아예 로드리고를 빼버렸다. 현대캐피탈은 후인정(12득점)과 송인석(9득점), 박철우(8득점)가 분전했지만 보비의 맹폭에 눌려 1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 선수들 집중력이 좋았다. 고비 때마다 침착한 모습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 감독은 “보비가 너무 잘했다. 우리는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을 잃어 무너졌다”고 말했다. 2차전은 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