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의 두 용병 ‘거침없는 하이퍽’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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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은 달랐지만 꼭 형제 같았다.

인터뷰 내내 농담도 던지고 장난도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빙판 위에서는 누구보다 더한 냉혈한이지만 밖에서는 더없는 장난꾸러기였다.

아이스하키 하이원(옛 강원랜드)의 외국인 용병인 팀 스미스(26)와 알렉스 김(28).

하이원은 2007∼200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서 28일 현재 한중일 7개 팀 중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만약 하이원이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1위를 지킨다면 지금껏 일본팀이 우승해 온 전통을 깨는 셈. 이 돌풍의 주역이 바로 팀 스미스와 알렉스 김이다.

팀 스미스와 알렉스 김은 28일 현재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골 랭킹‘ 부문에서 16골과 13골로 각각 1, 2위를 달리고 있다. 포인트 부문에서도 팀 스미스와 알렉스 김은 33포인트와 21포인트로 1, 2위를,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2, 6위로 팀 선두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팀의 돌풍 원인은 간단하다.

“매순간 충실하려고 노력합니다. 찬스가 오면 골을 넣고, 없으면 팀 동료와 함께 찬스를 만듭니다.”(알렉스 김)

“팀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갑니다. 저만 잘한다고 될 수는 없습니다.”(팀 스미스)

팀 스미스는 하이원에서 2년째 뛰고 있다. 지난 시즌에서도 그는 ‘골 랭킹’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알렉스 김은 올 시즌에 들어와 호흡을 맞춘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하위 리그인 AHL과 ECHL에서 뛰었던 만큼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건만 이들은 “눈빛만 보고도 알아요”라며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알렉스 김은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함께 빙판 위에 뛸 때 퍽을 가지고 있으면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선수가 바로 스미스”라며 그의 믿음직한 골 능력을 치켜세웠다. 팀 스미스도 “김이 퍽을 가지고 있을 때 든든하다”며 맞장구를 쳤다.

가끔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을 놓쳤을 때 서로에게 서운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이면 풀어진다고 한다.

이들이 골 랭킹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정작 경쟁하고 있는 분야는 따로 있다. 바로 ‘몸무게’. 이들은 몸무게(85kg)가 0.01kg 차라고 몸무게까지 소상하게 밝히며 ‘네가 더 뚱뚱하다’고 티격태격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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