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천적 이시이, 세이부 라이온즈 이적

  • 입력 2007년 11월 16일 1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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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0.요미우리)의 천적 중 한 명이 다른 리그로 이적하게 됐다.

스포츠닛폰은 16일(한국시간) FA 좌완투수 이시이 가즈히사(34)가 세이부 라이온즈로의 이적을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몸값은 2년간 총액 8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에이스로 활약한 이시이가 이적을 결정한 이유는 몸값과 후루타 감독 때문. 세이부가 이시이에게 총 8억엔을 제시한 반면 야쿠르트는 연봉 2억 5000만엔으로 이시이를 설득했다.

후루타 감독의 사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활약하다 일본으로 복귀할 당시 이시이는 “후루타 감독을 헹가래하고 싶다”며 야쿠르트행을 선택했다. 오랫동안 투수와 포수로 호흡을 맞춘 선배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

하지만 후루타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이시이가 야쿠르트에 잔류할 이유가 없어졌다.

세이부 구단의 배려도 이시이를 움직였다. 이시이는 자신의 등번호 ‘16’번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세이부의 16번은 팀의 젊은 에이스 와쿠이. 세이부는 계약이 마무리 될 경우 1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이시이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와쿠이는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달던 18번을 받을 전망이다.

센트럴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 중 한 명인 이시이는 까다로운 구질로 이승엽을 괴롭혔던 투수.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하는 이승엽도 야쿠르트의 좌완 3인방(이시이-이시가와-후지이)에게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좌타자 몸쪽에서 나오는 각도 큰 커브와 슬라이더에 헛방망이를 돌렸다. 2007시즌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18타석 17타수 4안타, 홈런 1 5K 타율 0.235. 이시이의 이적으로 이승엽은 야쿠르트전에서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두를 수 있게 됐다.

이시이는 2007시즌 28경기에 등판해 9승 10패 평균자책점 4.16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의 통산기록은 98승 63패 1610K 평균자책점 3.47.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

2006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이승엽보다 뛰어난 타자들을 상대해왔기 때문에 자신 있다. 바깥쪽은 강하지만 몸쪽에 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몸쪽으로 승부하겠다”며 이승엽을 자극한 바 있다.

[사진=1992년 데뷔 후 줄곧 센트럴리그에서 뛰었던 이시이 가즈히사가 퍼시픽리그팀 세이부 라이온즈로 이적하게 됐다. 야쿠르트 스왈로스 홈페이지]

스포츠동아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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