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권의 골프포커스]코스 어려울 수록 회원권 가격 올라

  • 입력 2007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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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금 시즌인 가을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푸른 잔디가 조화를 이루는 코스에 나서면 좋은 코스와 그렇지 않은 코스의 차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저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계절이다.

불과 10여 년 전. 벙커가 많고, 전장이 길어서 어려운 골프코스가 회원권 구매자들에게 외면 받던 시절이 있었다. ‘접대골프’가 회원권 구입의 가장 큰 이유였기에 모셔야 할 상대방에게 코스가 너무 어려우면 곤란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던 것 같다.

그 때문에 적당히 넓은 페어웨이와 반듯하고 크지 않은 그린을 갖춘, 소위 스코어가 잘 나오는 골프장 회원권의 인기가 좋았던 것이 그리 오래전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최근에는 코스가 어려워서 회원권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너무 밋밋하고 흥미 요소가 적은 코스는 상대적으로 외면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어떤 골프장의 경우는 그린 빠르기를 프로대회 수준으로 맞춰 달라는 회원의 요구가 많아 그린키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티박스도 챔피언 티를 사용하는 회원들이 적지 않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골퍼의 수준과 실력이 향상된 결과일까? 아니면 미국PGA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골프 장비의 발달에 따른 결과일까?

어려운 골프코스를 즐기는 추세는 골퍼의 평균 연령이 젊어지고 스포츠로서 골프를 즐기는 진정한 의미의 골퍼가 많이 늘어났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골프 중계방송이 보편화되면서 세계적인 프로골퍼의 플레이를 자주 접할 수 있게 된 점도 적지 않은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회원권 시세도 코스 난도와 정비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골프장 운영자가 자신들의 골프 코스가 어렵다는 점을 자랑삼아 이야기할 정도로 코스가 적당한 난도가 있어야만 재미도 있고, 회원권 가격도 오른다. 물론 난도와 더불어 코스 컨디션 관리도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코스 컨디션이 엉망이어서 스코어가 나쁜 것과 어렵게 세팅한 코스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모르는 골퍼는 없다. 그런데 PGA 대회가 열리는 코스를 어렵게 세팅하는 것과 국내 골프장 코스가 점차 어려워지는 것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골프 장비의 발달과 플레이어의 기량 향상을 공통점이라 한다면, 아마추어들은 점차 어려워지는 코스를 즐기는 반면, 프로선수들은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 아닐까.

송용권 에이스회원권 거래소 전략기획실장 sky@aceg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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