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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27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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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미네소타 트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들이 즐비한 어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클리블랜드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리빌딩에 의해 일궈진 것이기에 더욱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2003년 에릭 웨지 감독이 부임하면서 시작된 샷피로 단장과 웨지의 리빌딩 시스템이 불과 4-5 시즌만에 성공적인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지구우승을 어렵지 않게 차지했던 1990년대 중후반에는 올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된 라인업과 선발진이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20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로스터다. 그래디 사이즈모어, 빅터 마르티네스, 라이언 가코, 쟈니 페랄타, 프랭클린 구티에레스 등 많은 선수들이 팀의 팜시스템을 거쳐 성장한 선수들이다.
많은 젊은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그 중에서도 팀의 원투펀치 서바씨아와 카모나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두 투수는 무려 37승을 합작하며 클리블랜드 프랜차이즈 사상 가장 강력한 원투펀치를 만들었다. 두 투수 모두 특급성적으로 어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뛰어난 피칭으로 클리블랜드에 창단 첫 우승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시즌 보여준 두 선수의 피칭은 1974년 38승을 합작했던 짐 페리-게이로드 페리 형제보다 나은 모습이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게이로드 페리와 통산 200승을 넘긴 짐 페리는 모두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은퇴한 투수들. 형제는 1974년 나란히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많은 승수를 쌓았지만 팀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개인기록도 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기에는 부족한 성적이었다.
1980년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렌 바커(19승)와 댄 스필너(16승)도 35승을 합작했다. 그렇지만 클리블랜드는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했고, 두 투수의 성적도 리그를 지배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가장 최근에 괴력을 보여준 원투펀치는 지구우승을 차지했던 1999시즌의 바톨로 콜론과 찰스 내기. 당시 클리블랜드의 특급유망주였던 콜론은 100마일의 광속구를 앞세워 18승을 기록하며 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올랐다. 비록 사이영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찰스 내기도 17승을 기록해 클리블랜드의 지구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디비전시리즈에서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벽을 넘지 못해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2007시즌 새롭게 탄생한 서바씨아-카모나 원투펀치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강력한 힘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27살의 젊은 나이지만 이미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성장한 서바씨아는 파워피칭에 강약을 조절하는 오프스피드 피칭까지 더해졌다. 힘으로만 승부했던 예년과 달리 로케이션과 체인지업을 활용하는 피칭이 가능해졌으며 컨트롤은 더욱 정교해졌다. 230이닝을 투구하면서 내준 볼넷은 고작 36개. 삼진은 데뷔 후 처음으로 200개를 돌파했다. 볼넷과 삼진 비율이 무려 1 : 5를 넘는다.
또 오랫동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덕에 멘탈적인 면에서도 많은 성장을 보였고, 에이스들과의 대결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강력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요한 산타나와의 3번의 선발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카모나의 피칭도 눈부시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맡고 있는 카모나는 19승 8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어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선두에 올라 있다. 다승은 2위. 1경기에 더 등판해 승리를 거둔다면 20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데뷔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불펜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카모나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신들린 듯한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경기가 무려 26회.
또 90마일 초중반에 이르는 하드 싱커를 주무기로 던지는 투수답게 25경기에서 두자릿수 땅볼아웃을 유도했다. 215이닝 동안 61개의 볼넷밖에 내주지 않았을 정도로 제구력도 수준급이며 보스턴, 양키스 등 강팀들을 상대로도 뛰어난 투구내용을 자랑했다.
어린 나이에도 흔들림 없는 피칭이 가능하고, 상승세를 타면 쉽게 멈추지 않는 폭발력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과 두 선수의 재능이라면 이번 가을에도 클리블랜드의 돌풍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두 선수의 뒤에는 15승을 기록한 베테랑 폴 버드가 버티고 있다.
부족한 포스트시즌 경험과 카모나의 유일한 약점인 좌타자 상대 문제를 극복한다면 프랜차이즈 사상 최강의 원투펀치를 앞세워 창단 첫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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