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이승엽, 다음 시즌에도 일본 잔류’

  • 입력 2007년 8월 21일 1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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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이승엽(31.요미우리)의 모습을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스포츠닛폰은 21일(한국시간) 이승엽이 2008시즌에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승엽과의 인터뷰 내용도 함께 보도했다.

이승엽은 인터뷰에서 “아직 시즌 중이다. 진로는 우승을 하고 난 뒤에 결정하겠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팀에 공헌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요미우리를 이끌어 우승하지 않는 것이라면 메이저리그 진출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지만 요미우리를 자신의 힘으로 우승시키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의미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요다케 구단 대표 역시 “이승엽이 요미우리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시즌에도 요미우리의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6시즌 홈런 41 타점 108 타율 0.323의 특급성적을 기록했던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고민하다 일본 잔류를 선택했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에게 30억엔(4년 계약) 천문학적인 몸값을 선물했고, 이승엽은 단숨에 일본 프로야구 최고연봉선수에 등극했다.

일본 잔류를 선택했지만 이승엽은 자신의 오랜 꿈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지 않았다. 계약 당시 ‘팀을 우승시킨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는 추가조항을 집어 넣어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았던 것. 요미우리를 우승시킨 후 당당하게 메이저리그에 뛰어들겠다는 것이 이승엽의 목표였다.

하지만 사정은 시즌 전과 크게 달라졌다. 요미우리는 시즌 내내 리그 선두권에 올라 있지만 이승엽의 성적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0일까지 기록한 성적은 홈런 20 타점 52 타율 0.265. 3배 가량 상승한 연봉과 달리 성적은 지난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개인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요미우리가 우승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승엽의 평소 성격과 지난 행보를 감안한다면 요미우리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한 뒤 다시 메이저리그행을 추진할 것이다.

게다가 지금 성적으로는 메이저리그 입단도 여의치 않다. WBC와 지난해 보여준 활약이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탐낼만하지만, 이번 시즌 성적으로는 스카우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라이언 하워드, 프린스 필더, 알버트 푸홀스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메이저리그 1루수는 최고의 거포들이 뛰고 있는 포지션. 일본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자리를 꿰차기 쉽지 않다.

이승엽으로서는 연봉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행을 추진한다면 200만 달러 이하의 초라한 연봉을 받거나 마이너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에 잔류할 경우 엄청난 연봉과 주전자리가 보장되기 때문에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도전 대신 일본 잔류로 마음을 굳히고 있는 이승엽은 21일부터 치열한 리그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주니치 드래곤스와 3연전을 갖는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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