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박용성 ‘예스 평창’ 현장 세일즈

  • 입력 2007년 7월 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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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의 골리앗과 45명의 다윗.’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의 강력한 라이벌 도시인 러시아 소치가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일방적 지원을 받는다면 한국 평창에는 수많은 민간 후원 기업이 있다.

평창을 지원하는 공식 후원사는 방송사를 합쳐 모두 45개 기업. 이들이 평창 유치위원회에 내놓은 후원금만도 100억 원을 훌쩍 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든든한 서포터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후원사이자 이건희 IOC 위원이 이끄는 삼성그룹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중순 출국해 중남미 국가를 돌며 평창 지지를 호소한 뒤 IOC 총회가 열리는 과테말라로 들어왔다.

동료 IOC 위원이 있는 인터콘티넨털호텔에 묵고 있는 이 회장은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인 이학수 부사장 등 그룹 수뇌진과 함께 마지막 표밭을 다졌다.

이 회장은 5일(한국 시간) IOC 총회에서 열리는 평창의 프레젠테이션 때도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깜짝 출연자로 나서 IOC 위원이자 올림픽 공식 후원사 회장으로서 그동안 쌓아 온 ‘실력’을 발휘했다.

또 한 명의 IOC 위원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도 현지에서 활발하게 득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두산그룹은 비서실 내에 스포츠 외교 경험이 있고 외국어에 능통한 전문 인력으로 별도 조직을 구성한 뒤 박 의장의 활동을 지원해 왔다. 두산은 평창 유치위에 총 30억 원을 지원해 금액이 알려지지 않은 삼성을 빼곤 최고액을 기록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지사와 딜러망을 활용해 평창 유치에 지원사격을 해온 현대·기아자동차는 최재국 현대차 사장과 김용환 기아차 부사장 등을 현지에 파견했다. 현대·기아차는 후원금 10억 원 외에도 IOC의 의전 차량으로 에쿠스, 오피러스 등 대형 세단 33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SK와 LG그룹, 농협, 강원랜드도 각각 10억 원을 쾌척했다.

평창 유치위 고문으로 위촉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활약도 눈부셨다. 대한항공은 전세기를 띄워 평창 유치단 본진의 안전하고 빠른 수송을 책임졌고 2억5000만 원도 보내왔다.

이 밖에도 ㈜용평리조트 등 4개 리조트업체 12억 원, 현진그룹 7억 원, 동양그룹 3억 원, 하나은행, SBS, ㈜승산 각각 1억 원 등 후원금이 답지했다.

한편 강영중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회장,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등 종목별 경기단체 회장들도 평소 친분이 있는 IOC 위원들을 상대로 현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또 자비를 들여 과테말라 현지까지 날아온 동사모(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300여 명과 평창 유치단 지원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교포 지원단은 평창의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 됐다.

과테말라시티=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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