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m짜리 쓴약… 김인경, 마지막 18번홀 파 퍼팅 실패

  • 입력 2007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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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장갑 벗을 때까지 알 수 없는 게 골프라고 했던가.

김인경(19)은 마지막 날 16번 홀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를 지켜 꿈에도 그리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우승에 골인하는 듯했다. 2위가 비록 세계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였긴 했지만….

17번 홀(파5)에서는 4m 버디 기회까지 잡았다.

하지만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오초아의 6m 이글 퍼트는 컵에 떨어진 반면 김인경은 버디를 놓쳤다. 어느새 오초아와는 1타차.

18번 홀(파4)에서 김인경은 112야드를 남기고 평소보다 한 클럽 길게 8번 아이언으로 한 세컨드 샷이 그린을 넘겼으나 3번째 샷을 컵 1.5m에 붙였다. 오초아가 파로 홀 아웃해 김인경은 파세이브만 하면 우승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공을 다시 정렬해 가며 정성을 들인 내리막 퍼트는 컵 오른쪽을 돌고 나와 오초아와 동타가 됐다.

순식간에 우승 기회를 날린 김인경과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오초아. 상반된 분위기 속에서 맞붙은 이들의 연장전은 안 봐도 뻔했다.

25일 미국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에서 끝난 웨그먼스 LPGA.

신인 김인경은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한 타를 잃은 오초아와 합계 8언더파 280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LPGA투어에서 생애 최고 성적을 올린 김인경은 “최선을 다했는데 조금 모자랐다. 확실하게 이기고 싶어 욕심을 부렸는데 좋은 경험을 한 만큼 다음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를 해 오초아와 팽팽히 맞선 뒤 두 번째 연장(10번 홀)에서 3온 후 4.5m 파퍼트에 실패해 역시 3번째 샷을 컵 60cm에 붙여 파를 낚은 오초아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그동안 연장전 전적 4전 전패에 허덕였던 ‘연장 필패’ 오초아는 처음으로 연장 승리를 거두며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우승 상금은 27만 달러.

김미현(KTF)은 18번 홀에서 보기를 해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3위(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웨그먼스 LPGA 최종 성적
순위선수스코어
1*오초아-8280(69-71-67-73)
2김인경-8280(70-67-71-72)
3김미현-7281(69-68-75-69)
5장정-5283(71-73-71-68)
8이지영-3285(71-77-69-68)
14홍진주-2286(71-73-69-73)
*는 연장 승리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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