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프로야구, ‘나이 값으로 승부 한다’

  • 입력 2007년 2월 21일 17시 26분


“믿을 건 역시 베테랑 뿐”

국내 프로야구에서 나이 30만 넘으면 ‘노장’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실력은 충분했지만 나이 탓에 주전에서 밀리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일은 말 그대로 옛날이야기가 됐다. 꾸준한 웨이트로 20대 못지않은 체력과 힘을 가진 30대 중후반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 베테랑의 활약 여부에 팀 성패가 갈리는 것이 요즘 프로야구다. 특히 2007시즌은 다른 어느 해보다 노련한 베테랑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

젊은 마운드와 반대로 베테랑 선수들이 주력인 삼성 타순은 이들의 노련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양준혁(39), 김한수(37), 김재걸(36), 박종호(35), 진갑용(34) 등 서른을 훌쩍 넘긴 선수들이 대거 라인업에 포진되어 있다. 33세의 심정수와 32세의 박진만이 어린 축에 들 정도. 주전 라인업에 20대 선수가 2~3명에 불과한 만큼 베테랑들의 활약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마운드에서는 35세의 전병호가 선발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 한화, 현대

팀 평균 연령 26.5세로 나란히 8개 구단 중 최고를 기록한 한화와 현대는 나름대로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진 팀으로 꼽힌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이 요소요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한화는 국내 선수 중 최고령인 송진우(42)와 구대성(39), 문동환(36)이 2년차 류현진과 신구가 조화된 이상적인 마운드를 형성한다. 타선에서는 김민재(35), 조원우(37)가 한화 타선의 궂은일을 도맡는 선수들. 반면 현대는 마운드 보다는 타선에서 베테랑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전준호(39), 이숭용(37), 송지만(35) 트리오는 현대 타선을 이끄는 핵심 선수들이다.

▲ 두산, SK

두산, SK도 베테랑들이 팀 성적의 열쇠를 쥐고 있다. 두산은 장원진(39), 안경현(38)이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전상렬(36), 강동우(34)도 두산의 외야를 듬직하게 책임질 선수들이다. 특히 두산은 많은 이닝을 먹어주는 다니엘 리오스(36)가 30대 중반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젊은 유망주들이 많은 SK 역시 의외로 베테랑들이 꽤 눈에 띈다. SK는 소속선수들의 평균 연차가 7.9년으로 8개 구단 중 으뜸. 타자 중엔 김태균(37), 박경완(36), 박재홍(35), 정경배(34), 그리고 투수로는 김원형(36)과 용병 마이크 로마노(36)가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롯데

롯데는 마운드를 베테랑들에게 모두 맡겼다. 33세의 손민한을 비롯해 최향남(37), 이상목(37), 염종석(35) 등 장원준을 제외한 4명의 선발 후보가 30대 중반이다. 뿐만 아니라 주전 마무리로 낙점된 마무리 호세 카브레라와 중간요원 박석진도 36세로 동갑이다. 롯데는 30대 중반 투수들의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체력 문제를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이대호와 쌍포를 이룰 용병 펠릭스 호세는 우리나이 43세로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로 등록됐다.

▲ KIA, LG

KIA와 LG는 상대적으로 베테랑 급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KIA는 이종범(38), 김종국(35), 이재주(35), 래리 서튼(37) 등 타선에는 몇몇 베테랑 들이 포진해 있지만 마운드에서는 30을 넘긴 선수가 손에 꼽을 정도. LG역시 내야수 마해영(38), 투수 최상덕(37), 최원호(35) 등 베테랑들이 있지만 팀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선수들은 아니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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