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만나도 이렇게”… 12일 결승행 한판

  • 입력 2006년 12월 1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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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이 남자 축구 8강전 남북 대결에서 전반 34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도하=강병기  기자
염기훈이 남자 축구 8강전 남북 대결에서 전반 34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도하=강병기 기자
한국이 2006 도하 아시아경기 남자축구 남북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4강에 올랐다.

한국은 10일 카타르 도하 알라얀 경기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김치우(인천 유나이티드), 염기훈(전북 현대모터스), 정조국(FC 서울)의 연속 골로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1986년 서울대회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경기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2-1로 꺾은 이라크와 12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4강전을 치르게 됐다.

1978년 방콕대회 결승(0-0 무승부·공동 우승) 이후 28년 만에 아시아경기 무대에서 만난 남북한. 한국은 전반 31분 김치우의 20m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고 전반 34분 이천수(울산 현대)와 절묘한 2 대 1 패스를 주고받으며 염기훈이 추가골을 엮어 냈다. 한국은 후반 12분 정조국이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북한은 1200여 명의 남성응원단을 동원해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다. 한국 측 응원단 500여 명의 두 배 이상. 북한은 이번 대회 응원을 위해 200여 명이 북한에서 직접 날아왔고 현지 건설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까지 대거 참여해 홈팀 같은 분위기를 냈다. 그러나 경기력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아시아경기 도중 남북한은 체육회담을 열고 2008 베이징 올림픽 남북 단일팀 문제를 논의했다. 남한은 실력 위주로, 북한은 일괄적으로 5 대 5의 비율로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맞섰다. 특히 축구를 비롯한 구기종목에서의 선수 구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관계자와 일부 외국 언론에서는 “5 대 5로 단일팀을 구성하기에는 실력차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편 한국은 4강 상대인 이라크에 대한 정보가 없어 급히 비디오 분석관을 보내 전력을 분석하고 있다. 전쟁 등으로 인해 훈련을 제대로 못한 이라크는 당초 약체로 알려졌으나 4강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은 1993년 이후 이라크와 맞대결이 없었지만 A매치 전적(4승 9무 2패)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51위)이 이라크(88위)를 앞선다. 아시아경기에서는 1974년 테헤란대회에서 단 한번 만나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도하=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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