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LG감독’…3년간 15억5000만원 사상 최고액 계약

  • 입력 2006년 10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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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승부의 세계.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김재박(52) 감독이 11년 동안 몸담았던 현대를 떠나 LG의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다.

LG는 20일 김 감독을 제8대 감독으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3년간 계약금 5억 원, 연봉 3억5000만 원 등 총 15억5000만 원.

그는 프로야구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연봉 3억 원 시대를 열어 젖혔다. 총액으로도 역대 감독 최고 대우다. 종전 최고는 선동렬 감독으로 2004년에 삼성과 5년간 총액 15억 원(계약금 5억 원+연봉 2억 원)에 계약했다.

1982년부터 LG의 전신인 MBC에서 10년간 활약하다 1991시즌 뒤 태평양으로 떠났던 김 감독은 이로써 15년 만에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김 감독의 LG 복귀에는 적지 않은 의미가 숨어 있다.

야구계에는 김 감독과 LG가 불편한 사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 감독은 1991시즌이 끝난 뒤 선수 생활을 연장하기 위해 태평양으로 이적했다.

당시 LG는 무척이나 김 감독을 잡고 싶었다고 한다. 선수가 아닌 코치로서였다. 그러나 선수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김 감독은 미련 없이 LG를 떠났다. 이후 종종 김 감독의 LG 복귀설이 나왔지만 번번이 구단 고위층의 재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창단 후 처음 최하위로 추락한 LG에 한국시리즈 4회 우승에 빛나는 김 감독은 구단 재건의 적임자로 떠올랐다.

김영수 LG 사장은 “최근 몇 년간 많은 팬에게 실망을 안겨 드렸다. 김 감독은 ‘일등 LG’를 구현할 수 있는 명장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1년간 김 감독이 몸담았던 현대는 일찌감치 재계약 방침을 확정했으나 떠난다는 김 감독을 잡지 못했다.

김 감독은 “현대를 떠나려니 아쉬운 점이 많다. 그러나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고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친정팀인 LG로 돌아와 편하고 기쁘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준비해 ‘무적 LG 시대’를 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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