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 “날 믿어준 하라감독 헹가래 쳐준 다음에…”

  • 입력 2006년 10월 14일 03시 03분


“요미우리를 우승시켜 내 손으로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헹가래 치고 싶다.”

이승엽(30·요미우리·사진)이 일본 프로야구 잔류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다.

이승엽은 13일 요미우리 계열 신문인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요미우리에 남고 싶은 기분이다. 우승하고 나서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잔류 쪽으로 가닥을 정한 이유에 대해선 “마지막 홈경기 때 적지에서 우승을 확정한 주니치 선수들이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을 헹가래 치는 것을 보고 요미우리를 우승시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라 감독에 대해선 “선수가 감독에게서 잔류 요청을 직접 듣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한 것”이라며 “요미우리는 잃어버렸던 나의 명성을 찾게 해 줬다. 나를 믿어 준 하라 감독에게 은혜를 갚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요미우리 선수들과 1년 동안 기쁨과 슬픔을 함께 경험한 것도 팀에 남고 싶은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또 이승엽은 “삼성과 일본의 지바 롯데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했다. 소속했던 모든 팀에서 우승하고 나서 떠나고 싶다”며 “이대로 메이저리그로 가면 내가 요미우리를 이용했다는 인상을 남기게 돼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못 박았다.

한편 이승엽은 이날 게이오대 부속병원에서 왼쪽 무릎 연골 파편 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승엽은 14일 퇴원할 예정이며 11월 초순경 귀국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구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바쁜 겨울을 보낼 계획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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