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잡은 이범호… 스리런-솔로 연타석대포로 KIA 울려

  • 입력 2006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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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범호가 1-0으로 앞선 3회 말 3점 홈런을 때린 뒤 홈에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이범호는 연타석 홈런으로 4타점을 올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대전=연합뉴스
한화 이범호가 1-0으로 앞선 3회 말 3점 홈런을 때린 뒤 홈에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이범호는 연타석 홈런으로 4타점을 올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대전=연합뉴스
9회초 2사. KIA 김종국이 날린 타구는 오른쪽 방향으로 높이 솟아올랐다.

대전구장을 가득 메운 1만500명의 관중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질렀고 타구는 더 뻗지 못한 채 한화 우익수 고동진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경기 끝.

한화가 KIA를 꺾고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11일 대전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한화-KIA의 최종 3차전.

한화는 ‘범(KIA) 잡는 호랑이’ 이범호의 홈런 2방을 앞세워 KIA를 6-4로 꺾었다.

이범호의 실제 한자 이름은 호랑이와 관계없는 ‘범浩’지만 올 포스트시즌에서 한화 프런트와 선수들은 ‘범 잡는 호랑이’로 불렀고 이범호는 이날 홈런 2방 외에도 1차전에서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려내는 등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한화의 승리로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 승자=플레이오프 진출’ 공식은 예외 없이 지켜졌다.

KIA는 3회 2사 1, 3루의 찬스를 맞았지만 장성호가 날린 타구를 한화 3루수 이범호가 역동작으로 잡아 아웃시켜 득점하지 못했고 위기를 넘긴 한화에 기회는 바로 찾아왔다.

한화는 3회 말 공격에서 김민재의 솔로 홈런으로 선제점을 올린 뒤 고동진의 2루타와 김태균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의 찬스에서 이범호의 3점 홈런이 터지며 4-0으로 앞서 나갔다.

반격에 나선 KIA는 4회, 5회 1점씩을 만회했고 2-5로 뒤진 7회 이종범의 2루타로 2점을 보태 4-5로 바짝 따라 붙었지만 더는 힘을 내지 못했다.

7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해 3이닝을 2안타 1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킨 한화의 구대성(37세 2개월 9일)은 지난해 팀 동료 지연규(36세 1개월 18일)가 세웠던 포스트 시즌 최고령 세이브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VP)에는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을 올린 이범호가, 준플레이오프 MVP에는 3경기에서 11타수 6안타 3득점을 올린 고동진이 선정됐다.

한화는 13일 수원에서 정규리그 2위 현대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올 시즌 양 팀의 정규리그 성적은 9승 9패로 팽팽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현대 김재박 감독은 “정규시즌 3위를 했던 한화가 제대로 올라왔다. 안심하기 어렵지만 우리도 준비를 많이 했다. 한화를 꺾고 꼭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인식 한화 감독=단기전이 빡빡하고 힘들어서 투수진을 소진했다. 이도형에게 줄곧 5번을 맡겼는데 이전까지 6번을 치던 이범호를 5번으로 올린 게 맞아떨어졌다. 감독에게 굴러 들어온 행운이라고 여긴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현대와는 정규시즌에서 팽팽한 승부를 했다. 서로가 시원하게 압도한 적이 없다. 현대 투수진은 선발과 불펜이 괜찮지만 KIA보다는 떨어지지 않나 생각한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류현진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서정환 KIA 감독=이범호를 잡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목표는 우승이었다. 작년에 꼴찌를 했기 때문에 선수들도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젊은 투수와 야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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