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돌 황금사자, 장충고를 태우다…43년만에 첫 우승

  • 입력 2006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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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갈 것 같아요“와∼우승이다.” 7일 제6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유신고를 2-1로 꺾고 대회 사상 정상에 처음 오른 장충고 선수들이 시상식이 끝난 뒤 모자를 위로 던지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날아갈 것 같아요
“와∼우승이다.” 7일 제6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유신고를 2-1로 꺾고 대회 사상 정상에 처음 오른 장충고 선수들이 시상식이 끝난 뒤 모자를 위로 던지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서울 장충고가 고교야구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장충고는 7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6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수원 유신고를 2-1로 꺾고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9회말 2사 1, 2루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5번 타자 김원태의 끝내기 안타로 김동환(왼쪽)이 홈을 밟은 뒤 기뻐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서울 장충고가 고교야구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장충고는 7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6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수원 유신고를 2-1로 꺾고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9회말 2사 1, 2루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5번 타자 김원태의 끝내기 안타로 김동환(왼쪽)이 홈을 밟은 뒤 기뻐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서울 장충고가 대망의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처음으로 맛보는 우승이어서 그 감격은 크기만 했다.

장충고 교정에서 고교야구의 메카인 동대문구장까지는 차로 10분도 채 안 되는 거리. 하지만 황금빛 찬란한 우승 깃발을 펄럭이기까지 무려 43년의 세월이 걸렸다.

1933년 개교한 장충고는 1963년 야구부를 창단했지만 성적은 늘 바닥을 헤맸다. 서울 예선에서 탈락하기 일쑤였고 어쩌다 전국대회 본선 무대를 밟아도 콜드게임으로 초반에 가방을 싸야 했다. 시상식 후 교가를 부르는 장충고 재학생과 동문들의 눈은 붉게 물들어 갔다.

7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최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6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결승.

장충고는 수원 유신고와 치열한 투수전 끝에 2-1로 이겨 대회 처음으로 정상에 섰다. 대통령배에 이어 올 시즌 2관왕. 이번 대회에서 2승을 챙긴 장충고 사이드암 투수 전진호는 최우수선수에 뽑혔고 6회 무사 2루에서 구원 등판한 이용찬은 3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장충고의 ‘투수 트리오(전진호-이용찬-이승우)’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총 2점만 내주는 위력적인 투구로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대회 기간 선수들이 식중독에 시달린 데다 주전들의 부상까지 극복해 더욱 값진 우승이었다.

유신고는 이성열 감독의 용병술과 탄탄한 수비 조직력으로 역시 첫 정상을 노렸으나 1988년 준우승 후 다시 한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회에 선취점을 뽑았으나 6회 동점을 허용한 장충고는 9회 말 2사 1, 2루에서 5번 타자 김원태가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 숨 막히던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MVP 장충고 전진호… 유니폼 언더셔츠에 “나 프로 가고싶어요”

‘가자! 2차 지명.’

우승이 확정된 후 유니폼 겉옷을 벗어젖힌 제60회 황금사자기대회 최우수선수(MVP) 장충고 전진호(18·사진)의 언더셔츠에는 프로구단 지명을 희망하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모자 챙 한쪽 구석을 보니 ‘V2’라고 적혀 있다. 4월 대통령배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을 기원하는 문구. 요즘 세대답게 우승 세리머니도 솔직하고 재미있다.

“제가 MVP라고요? 예상하지 못했는데….” 잠깐 놀란 듯하더니 이내 얼굴이 환해졌다. “그렇다면 더욱 열심히 해야죠. 프로 지명 받을 수 있도록.”

전진호는 결승전까지 포함해 이번 대회 3경기에 나와 2승을 거뒀다. 15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은 0.56. 결승전에서 내준 점수가 유일한 실점이다. 탈삼진은 18개.

대통령배 때 제대로 활약하지 못해 아쉬웠기 때문에 이번 수상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싱커성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프로야구 삼성의 권오준을 좋아한다고. 다음 달에 있을 프로 2차 지명에서 꿈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영준 장충고 감독… “야구부 꾸준히 유지해 준 학교에 감사”

만년 하위 팀이던 장충고를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 정상에 올려놓은 유영준(44·사진) 감독.

9회 말 끝내기 안타로 제60회 황금사자기를 거머쥔 뒤 유 감독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1963년 야구부 창단 뒤 단 한 번도 전국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장충고는 올해 봄 대통령배에 이어 황금사자기까지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여기에는 고교 야구계에서 대표적인 ‘덕장(德將)’으로 손꼽히는 유 감독의 힘이 컸다.

2002년 가을 장충고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 6년간 서울 이수중학교에서 감독 생활을 했던 유 감독은 중학교에서 가르쳤던 선수들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이번 대회 우수투수로 뽑힌 이용찬, 타격상과 최다안타상을 받은 4번 타자 이두환, 1번 타자 김명성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 이들은 고교 수준급 선수들로 성장했고 이번 대회 우승의 주역이 됐다.

유 감독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창단 후 43년간 제대로 된 성적이 없었는데도 야구부를 꾸준히 유지해준 학교에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결승

유 신 000 001 000 1

장 충 010 000 001 2

▽개인상 시상 내용

△최우수선수상=전진호(장충고) △우수투수상=이용찬(장충고)

△수훈상=김원태(장충고) △타격상=이두환(장충고·타율 0.429)

△최다안타상(6안타)=이두환(장충고) △감투상=정태승(유신고)

△최다타점상=김영수(6타점·포항제철공업고) △최다득점상=임세준(4점·동성고) △최다홈런상=정대평(1개·강릉고) △최다도루상=김헌곤(5개·제주관광산업고) △감독상=유영준(장충고 감독) △지도상=유창길(장충고 부장) △공로상=김평영(장충고 교장) △모범심판상=심태석(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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