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월드컵]토고 “훈련, 그까이거 대∼충?”

  • 입력 2006년 6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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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겐엔 비가 내렸고 토고축구대표팀은 방에만 있었다.

토고대표팀이 독일 입성 후 처음으로 훈련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5일 토고의 훈련 시간에 맞춰 찾아간 독일 남부 방겐 토고대표팀 훈련장인 알고이경기장. 한국의 신문 방송 취재진 15명과 아프리카 가봉에서 아프리카 축구를 취재하러 온 방송팀 5명 등 20여 명의 취재진과 현지인 서너 명만이 스탠드 한쪽을 차지하고 토고대표팀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장의 모든 출입구는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었고 취재진만 확인 후 들어갈 수 있었다.

맑던 하늘이 검게 변하더니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토고 대표팀 관계자가 나와 경기장을 한번 쭉 둘러보고는 다시 들어갔다.

이날부터 토고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미디어 담당관을 맡은 헤디 하멜(프랑스) 씨는 “선수들이 안 나오니까 이상하네요. 비가 많이 와서인가. 가서 확인해 보고 올게요”라며 기자들을 기다리라고 하더니 약 1시간이 지나서야 토고대표팀의 아쿠사 카멜리오 기술위원장을 데리고 나타났다. “기술위원장이 긴히 전할 말이 있다”며.

카멜리오 위원장은 “날씨가 안 좋아서 오늘 훈련은 쉽니다. 리히텐슈타인전에서 뛴 선수는 방에서 쉬면서 마사지를 받고 있고요. 안 뛴 선수들은 헬스클럽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있어요.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토고대표팀이 방겐에 입성한 뒤 예정된 훈련시간에 아예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날이 처음. 대표팀 선수들은 전날 오후엔 처음 자유시간을 얻기도 했다. 오토 피스터 감독이 리히텐슈타인전이 끝난 뒤 피곤한 선수들에게 스트레스 풀 시간을 준 것.

피스터 감독은 3일 오전 회복훈련을 한 뒤 이날 오후부터 선수들에게 자유시간을 줬다. 복귀시간은 4일 오전 4시. 선수들은 인근 나이트클럽과 술집 등에서 하룻밤 질펀하게 놀았다고 알려졌다.

한편 토고대표팀의 피스터 감독,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장폴 아발로 주장 등은 5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아데바요르는 “앙리는 밖에서 술도 같이 한잔하는 친한 친구지만 월드컵에서는 냉정하게 대결하겠다”고 밝혔다.

피스터 감독은 “아데바요르는 정상급 선수이고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의 월드컵 준비는 끝났다”며 “다른 선수들은 70% 이상 준비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보여 주겠다. 토고는 작고 돈도 없는 나라지만 아프리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며 출사표를 냈다.

방겐=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스위스 “네 멋대로 놀아라”▼

한국과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맞붙을 스위스가 놀랄 만큼 여유를 부리고 있다.

스위스축구대표팀은 중국을 취리히 하르트투름 경기장으로 불러들여 4-1로 대파한 다음 날인 4일(현지 시간) 오전 숙소인 파노라마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뒤 짐을 싸 뿔뿔이 흩어졌다.

야코프 쾨비 쿤 감독이 선수들에게 2박 3일간의 꿀맛 같은 휴가를 선사한 것. 선수들은 마음껏 자유를 만끽하다가 6일 오후 8시 20분까지 숙소로 돌아오면 된다고. 스위스 대표팀은 7일 두 차례 훈련을 한 뒤 다음 날인 8일 독일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쿤 감독은 “심리적으로 선수들이 축구를 잠시 잊고 재충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나도 사흘간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외부와 접촉을 피한 채 휴식을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스위스는 지난달 27일 코트디부아르전(바젤), 31일 이탈리아전(제네바)은 물론 3일 중국전(취리히)까지 모두 자국에서 치러 장시간 이동에 따른 선수들의 쓸데없는 피로 누적이 없는 상태.

이번 월드컵에서 강팀으로 분류되는 이탈리아, 코트디부아르와 무승부를 기록한 뒤 한국을 염두에 둔 중국에 대승을 거둔 자신감이 바캉스를 실시하게 된 이유로 보인다.

스위스 대표팀 중 휴가가 없는 사람은 미셸 퐁 코치 단 한 명. 퐁 코치는 숙소에 남아 프랑스의 평가전 녹화 테이프 등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과연 3일간의 달콤한 휴가가 스위스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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