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와 ‘하얀 전쟁’… 북극원정대 대장정 8일째

  • 입력 2005년 3월 16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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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kg이 넘는 썰매를 끌고 한 걸음, 한 걸음 북극점을 향해 가는 박영석 대장과 원정대원들. 극한의 상황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레졸루트=전창기자
100kg이 넘는 썰매를 끌고 한 걸음, 한 걸음 북극점을 향해 가는 박영석 대장과 원정대원들. 극한의 상황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레졸루트=전창기자
상황은 최악, 그러나 걷고 또 걷는다.

박영석(42·골드윈코리아 이사·동국대 산악부 OB)이 이끄는 북극원정대가 북극점을 향해 52.52km(직선거리)를 나아갔다.

박 대장을 비롯한 홍성택(39) 오희준(35) 정찬일(25) 등 4명의 대원들은 16일 워드헌트 섬을 출발한 지 8일 만에 북위 83도 31분450, 서경 72도 47분 352까지 북극점을 향해 전진했다.

이는 하루 평균 6.57km를 전진한 것으로 현재 운행 속도라면 최대난코스인 200여 km의 난빙대(얼음산)를 벗어나는 데만 33일이 걸린다. 원정대가 당초 예상한 난빙대 통과 기간은 20일. 식량도 예비분 5일치를 포함해 25일분만 썰매에 실었다. 그만큼 빠른 시간 안에 난빙대가 끝나는 북위 85도를 넘어서지 못하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박 대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나쁜 것은 사실이나 이제 대원들이 얼음을 타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원정대의 운행은 악전고투. 박 대장은 15일 하루에만 두 번이나 리드(얼음이 갈라져 바닷물이 드러난 곳)에 가슴까지 빠져 운행을 중단한 뒤 동상을 막기 위해 텐트를 치고 급히 버너의 불을 켜야 했다. 끝없이 불어대는 초속 14m가 넘는 강풍 블리자드와 사방이 하얗게 변해 앞뒤를 분간할 수 없는 화이트아웃도 운행속도를 더디게 했다.

원정대는 하루에 한번 레졸루트 베이스캠프(북위 74도 42분)와 위성전화로 캐나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얼음 이동상황 등 기상정보를 전달받는다.

원정대의 가장 큰 기쁨은 동아닷컴(www.donga.com)과 원정대 홈페이지(www.parksgrandslam.net)를 통해 전달되는 국민들의 격려 메시지를 보는 것. 대원들은 격려 메시지를 읽을 때마다 “세상을 모두 얻은 기분”이라며 하루의 피곤을 잊는다.

레졸루트=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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