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차두리”… 제2의 차붐

  • 입력 2002년 6월 21일 18시 16분


차두리가 18일 이탈리아전에서 멋진 오버헤드킥을 날리고 있다.
차두리가 18일 이탈리아전에서 멋진 오버헤드킥을 날리고 있다.
4일 열린 한국과 폴란드전. 경기종료 2분을 남기고 차두리(22)가 등장하자 차범근(49) MBC해설위원은 “차두리 투입은 시간을 벌기 위한 작전”이라는 가혹(?)한 해설을 내보냈다. 당시까지만해도 차위원의 생각에 아들은 ‘새끼사자’에 불과했던 것.

하지만 18일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한 뒤에는 차위원도 흥분했다. 대표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을 때 아나운서가 ‘8강 진출의 주역들’이라고 소개하자 차위원이 “우리 아들도 있었어요”라고 한마디 거든 것. 이전까지 성에 차지않던 아들의 성장을 사실상 인정하는 말이었다.

다음날 각 가정과 직장인들의 화제는 온통 차두리의 오버헤드킥에 집중됐을 만큼 이탈리아전은 ‘차두리 붐’을 불러일으킨 기폭제로 충분했다.

그동안 대표팀 훈련장 주변에 몰려든 축구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선수는 안정환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전이후 차두리에게 모든 관심이 넘어갔다고 할만큼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팬들의 탄성을 불러 일으켰다.

“차두리의 멋진 오버헤드킥을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끼쳐요”. 대표팀이 20일까지 훈련중이던 대전월드컵경기장 주변을 떠나지 못하던 한 60대 할머니의 말처럼 10대는 물론 노장층도 차두리열풍을 비켜가지 못했다.

차두리의 팬이 개설한뒤 개점휴업 상태던 차두리 홈페이지(www.chaboom.wo.to)도 이탈리아전이후 이틀사이에 수십건의 글이 올랐고 접속자도 폭주했을 정도.

이탈리아전이후 해외 유수 언론과 클럽팀들의 관심도 달라졌다. 특히 아버지 차범근이 활약했던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축구전문사이트 데일리사커닷컴(www.dailysoccer.com)은 21일 레버쿠젠이 차두리 영입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라이너 칼문트 레버쿠젠 단장이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가 차두리에게 한가지 계약조건을 제시하고 만일 그가 동의한다면 우리는 그를 분데스리가에 데려와 필수적으로 필요한 플레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 차두리가 해외 구단으로부터 공식 입단제의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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