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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3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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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 응원의 주인공은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닛폰’이다. 중국에서 ‘추미(球迷)’, 미국에서 ‘샘의 군대(Sam’s Army)’, 덴마크에선 ‘롤리건’이 왔지만 규모로 보나, 세련미로 보나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닛폰보다는 한참 아래다.
붉은 셔츠의 붉은 악마, 푸른 셔츠의 울트라 닛폰이 토해내는 함성은 언제 봐도 장관이다. “대한민국! 짝 짝 짝 짝 짝(박수소리)”, “닛폰! 짝 짝 짝.” 2년 전 도쿄에서 열린 한일 축구 평가전 내내 뜨겁게 이어졌던 이 함성과 붉고 푸른 셔츠의 물결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번에 한국과 일본이 목표대로 16강에 오른다면 그 공의 상당부분을 응원단에 돌려야 할 게다.
마침 이번 월드컵은 두 나라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회다. 그래서 말인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 서로 응원단을 보내는 거다. 한국에서는 붉은 셔츠 물결 속에 푸른 셔츠가, 일본에서는 푸른 셔츠 물결 속에 붉은 셔츠가 한데 어울려 응원하는 거다. 한국과 일본은 과거의 아픈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사이 아닌가. 월드컵을 맞아 두 나라 젊은 세대가 공동응원으로 묵은 앙금을 털어 내고 공감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새 천년 첫 월드컵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지 않을까. 어쩌면 16강 진출보다 더 소중한 결실이 될 게다.
최화경 논설위원 bb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