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피를 말리는’ 식이요법과 최종 마무리 훈련을 마친 이봉주를 그가 묵고 있는 세인트 앨버타의 호라이즌모텔에서 만났다.
-이번에도 국민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스스로 부담을 갖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풀코스를 많이 뛰어서인지 그렇게 부담이 가지도 않는다.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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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은 어떤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현지 적응훈련을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데 얼굴엔 여유가 있어 보인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대회가 다가와도 크게 긴장되거나 부담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오래 운동을 하다보니 경험이 쌓여서 그런 것 같다.”
-에드먼턴의 레이스 코스는 분석해 봤나.
“비교적 평탄하지만 27㎞와 37㎞ 지점에 급경사가 있어 쉽지는 않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오다가 이번 주 들어 날씨가 맑은데 레이스 때 23도 정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더위도 넘어야 할 적이다.”
-승부처는 어디인가.
“마지막 오르막이 끝나는 38㎞지점이다. 이때까지 잘 따라간다면 스퍼트를 시도해 승부수를 띄울 생각이다.” -이번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데 부담은 안 되나.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기록이 좋다. 하지만 다 한번씩은 함께 뛰어본 선수들이기 때문에 큰 두려움은 없다.”
-이번 식이요법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고 하던데.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3일간 소고기하고 물만 먹기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이번에도 태극머리띠를 할 것인가.
“내 트레이드마크인데 하고 뛰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누가 가장 보고 싶나.
“여자친구하고 어머니다.”
-여자친구를 먼저 얘기했는데 어머니가 실망하시지 않겠나.
“….”
이봉주는 눈이 안 보일 정도로 밝게 웃으며 숙소로 돌아갔다.
한편 오인환 삼성전자 코치는 “봉주가 오른쪽 발등 부상 때문에 한국에서 훈련을 제대로 못했지만 에드먼턴 전지훈련은 잘 소화해 몸 컨디션이 90% 이상 회복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오 코치는 “해발 650m 정도면 현지에 거주하는 사람은 몰라도 외부에서 오는 선수들은 뛸 때 호흡이 어렵다. 우리는 고지대인 강원 횡계에서 한 달 훈련한 뒤 7월6일부터 에드먼턴에서 훈련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는 현지에 많이 적응한 상태”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드먼턴〓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