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내용 분석]맞춰잡는 피칭으로 재미

  • 입력 2001년 7월 29일 18시 05분


경기초반 폭발적인 타선의 지원을 받은 박찬호는 '이를 악물고' 던지지 않았다. 6-0으로 앞선 3회부터 박찬호는 삼진을 잡겠다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슬슬 맞춰잡는 피칭으로 돌아섰다.

빠른 볼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올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부자의 여유'는 투구를 끝낸 7회까지 계속됐다.

내야 땅볼이 많이 나오는 투심패스트볼을 던져 2개의 병살타를 유도한 점도 박찬호의 관록이 빛난 대목.

7이닝동안 홈런2발 포함 9안타로 5실점했지만, 1자책만을 인정받아 방어율이 종전 2.93에서 2.85로 떨어지는 행운도 따랐다.

이날 박찬호는 모두 102개의 공(스트라이크 66개, 볼 36개)을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50km. 이전경기보다 빠른볼(65개)의 비중을 다소 높였다.

박찬호는 이날 슬로커브, 슬러브외에 파워커브를 구사하며 콜로라도 타선의 눈을 현혹했다. 몸쪽으로 흐르며 떨어지는 슬러브와 달리 파워커브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 특징. 타자가 손을 대지 않으면 대부분 볼이 된다. 박찬호는 그동안 톡톡히 재미를 봤던 슬러브가 상대팀 타자들의 눈에 익었다고 판단, 새로운 무기를 실험해 본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이날 슬러브, 파워커브등 변화구로 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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