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여행]외국인 선정 '서울 베스트 30'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8시 59분


"한국 청소년들이 쓰던 물건들을 내다팔아 직접 용돈을 마련하는 모습이 무척 대견스러웠습니다. 어떤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것보다 인상깊었어요."

11일 오후 5박6일간의 여행일정을 마친 미국인 앨버트 노먼(55·워싱턴DC 거주). 그는 며칠 전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 옆 공터에서 열린 ‘N세대 벼룩시장’과 검소하게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만난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노먼씨는 “몇 년 뒤 한국을 다시 방문해 전국 각지의 재래시장을 섭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곳이 서울의 뜨는 관광명소.’ 내년 ‘한국방문의 해’와 2002년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서울시가 최근 외국관광객 7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 ‘서울명소 30선’을 발표했다. 특히 이 중에는 이색카페와 생활현장을 엿볼 수 있는 재래시장, 지역주민행사 등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소개 日관광책자에 실려◇

▽이색테마 카페〓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위치한 매직카페나 분장카페는 독특한 분위기와 손님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으로 외국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98년에 문을 연 매직카페인 ‘알렉산더’는 20여평의 공간에서 매일 저녁 20대의 젊은 마술사들이 다양한 마술공연을 펼친다. 저렴한 비용(음료 포함 1만5000원)으로 아담한 공간에서 신기한 마술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분장전문 카페 ‘해열제’는 전문 분장사와 가면 가발 등 각종 분장소품을 갖춰 누구나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시켜 준다. 일본의 유명 관광책자와 방송에 소개되면서 최근 젊은 일본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로 떠올랐다. 또 인근의 ‘쌈지스페이스’는 차를 마시면서 언더 록그룹의 라이브공연이나 사진 미술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인기높다.

◇건어물 중부시장은 필수 코스◇

▽재래시장〓개장 이후 50년간 건어물만 취급해온 ‘중부시장’은 편리한 대중교통 때문에 최근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 됐다. 2300여개의 소규모 점포가 밀집된 데다 한국의 맛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점이 이유. 또 청계천 8가 뒤쪽의 ‘황학동 만물시장’도 관광객들의 ‘필수코스’. ‘개미시장’‘도깨비시장’으로도 알려진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각종 전자제품이나 액세서리 등을 시중보다 20∼30% 싸게 구입할 수 있고 희귀 골동품을 구경할 수도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고 입을 모은다.

◇카페골목-전통 재연행사 볼만◇

▽지역주민행사〓한국인의 검소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녹색가게’나 ‘N세대 벼룩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가 운영 중인 주민생활장터 ‘녹색가게’는 장난감 의류 가전제품 등을 갖고 오면 상태에 따라 값을 매기거나 다른 물품으로 교환해주는 주민생활장터. 또 청소년들의 물물교환장터인 ‘N세대 벼룩시장’의 모습을 캠코더에 담는 관광객들도 많다.

이밖에 아름다운 서울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남산,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강남구 방배동 카페골목, 종묘대제 수문장교대식 등 전통 재연행사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에 포함됐다.

◇외국인 관광객이 뽑은 서울의 뜨는 명소 30선

1. 중부건어물시장
2. 가락동농수산물시장
3. 녹색가게
4. 황학동만물시장
5. 건대상설할인패션타운
6. 경동약령시장
7. N세대벼룩시장
8. 노량진수산시장
9. 조선통신사임명식
10. 왕궁수문장교대식
11. 종묘대제
12. 단오축제
13. 한성백제문화재
14. 종로연등축제
15. 고종명성황후가례
16. 서울드럼페스티벌
17. 서울국제연극제
18. 성균관대석전대제
19. 알렉산더
20. 쌈지스페이스
21. 해열제
22. 원스인어블루문
23. 남산
24. 신촌
25. 방배동카페골목
26. 봉은사
27. 포스코센터
28. 아셈타워
29. 젠젠(레스토랑)
30. 왕건(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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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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