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육상스타 페렉 어디로 사라졌나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27분


그녀는 왜 사라졌을까?.

마리 호세 페렉(32·프랑스) .그녀는 프랑스의 전설적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에 비견돼 '육상의 그레타 가르보'로 불릴 정도로 프랑스 국민에게는 영웅같은 존재.

92바르셀로나올림픽 400m에서 우승한뒤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여자선수로는 사상 두 번째로 200m와 400m를 동시 석권했던 대 스타다.

그러나 시드니올림픽 여자 400m에 출전할 예정이던 페렉이 올림픽 육상개막을 불과 이틀앞두고 돌연 올림픽이 열리는 시드니를 떠나 충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 선수단은 21일 공식성명을 내고 페렉이 22일 열리는 여자 400m예선에 불참한다 고 밝혔다.

올림픽에서 두 번이나 정상에 올랐던 정상급 선수가 뚜렷한 이유없이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 것은 올림픽 사상 초유의 일.

AP와 AFP통신등 주요 외신들은 21일 전날밤 숙소인 시드니 시내 한 특급호텔을 찾은 스토커의 위협을 이유로 잠적했던 페렉이 이날 남자친구인 육상 선수츨신의 앙투안 메이뱅크와 함께 싱가포르공항에 내려 런던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림픽 개막직전 시드니에 도착한 페렉은 선수촌 대신 시내의 특급호텔에 묵으며 개인훈련을 계속해왔다.

페렉이 올림픽 출전 포기를 뜻하는 이같은 행동을 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외신들의 분석에 따르면 올림픽 3연패에 대한 지나친 중압감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

페렉은 애틀랜타올림픽 이듬해인 97년부터 '만성피로중후군'으로 선수생명이 위협받기도 했으나 1년동안의 투병 끝에 재기에 성공하며 지난해에는 모두 5개의 대회에 출전하는등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페렉이 주춤하는 사이 400m의 주도권은 이미 호주 원주민 출신의 캐시 프리먼에게 넘어간 상태였다.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페렉에 가려 명함도 내밀지 못했던 프리먼은 97세계선수권 우승이후 99년까지 세계선수권을 2연패하며 이 종목의 확실한 주도권을 장악했다.

하지만 부상회복이후 트랙에 복귀한 페렉은 프리먼이 출전하는 대회를 철저히 기피하며 복귀이후 단 한차례도 프리먼과 맞대결을 갖지 않아 무성한 추측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철저히 거부한채 유일하게 개인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밝혀온 페렉은 19일 웹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훈련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지만 난 아주 두렵다.내가 훈련장소마저 공개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는 편안하게 지내고 싶기 때문이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