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0]'제2 에우제비오' 콘세이상 떴다

  • 입력 2000년 6월 21일 18시 54분


‘제2의 에우제비오’가 떴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때 포르투갈을 일약 3위로 이끈 에우제비오. 그는 당시 9골을 낚아 득점왕에 올랐고 지금 포르투갈의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

21일 포르투갈이 독일을 완파하고 유로2000 8강에 오르는 순간 전세계 축구팬들은 또 하나의 ‘스타 탄생’을 지켜봤다.

포르투갈축구의 ‘차세대 영웅’ 세르지우 콘세이상(26).

빠른 발에 현란한 개인기, 공중볼과 그라운드볼을 불문하고 여유있게 다루며 ‘전차군단’을 가볍게 요리하는 모습에 세계 축구팬들은 넋을 잃었다. 헤딩 왼발 오른발, 전반 35분부터 그의 몸에서 터지기 시작한 골은 후반 26분까지 무려 3골. 백전노장이 수두룩한 독일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침몰한 이유였다.

콘세이상의 해트트릭은 유럽축구선수권 본선 사상 12년만의 일. 유럽선수권 본선 해트트릭은 88년 네덜란드의 마르코 반 바스텐이 처음 기록했으며 40년 대회 역사상 4번만 있었던 대기록.

96년 11월 A매치에 데뷔한 콘세이상은 그동안 2골밖에 잡아내지 못했던 ‘무명’. 게임메이커 루이스 피구와 루이 코스타 등 대스타가 즐비해 주전에 끼는 것만으로도 성공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프로축구 1부리그(세리에 A)에서 활동하면서 그는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의 포르투에서 활약하다 98년 라치오로 이적, 베론(아르헨티나)과 미하일로비치(유고)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플레이가 한층 원숙해졌고 지난해부터 대표팀 주전을 꿰찰 수 있었다.

에우제비오가 활약하던 잉글랜드 월드컵때 세계 축구계를 호령했던 포르투갈은 콘세이상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강호로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잉글랜드대회이후 계속 월드컵에서 예선탈락했던 포르투갈은 91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등 대대적인 축구투자를 했고 결국 우승을 일궈낼 정도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국가.

당시 뛰었던 대표적인 스타가 피구. 현 포르투갈 대표팀엔 91년 청소년대표 출신이 피구와 핀투를 포함해 무려 6명이나 포함됐다. 결국 포르투갈은 그동안의 투자에 대한 풍성한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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