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ESG 경영이 사회(S) 영역은 정착 단계에 접어든 반면 환경(E)과 지배구조(G)는 여전히 과도기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표준협회가 24일 공개한 ‘공공기관 ESG 경영 대응 현황 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자체 평가 점수(5점 만점)는 사회(S) 3.91점으로 가장 높았다. 인권·안전·상생협력 관련 제도가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반면 지배구조(G)는 3.64점, 환경(E)은 3.61점에 그쳤다. 각각 이사회 운영과 온실가스·에너지 관리의 ‘기본기’는 갖췄지만, 그 이상을 요구하는 지표 앞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환경 영역에서는 공급망 전반의 간접 배출을 뜻하는 Scope3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배구조 영역은 형식적 관리 활동은 수행하고 있으나, ESG를 이사회·경영진의 의사결정 구조에 실제로 녹여내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영역 모두 ‘제도는 있으나 통합은 없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재정경제부가 ‘공공기관 ESG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현장에서의 수용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기타 공공기관(32.6%), 공기업(23.3%), 준정부기관(19.3%) 등 270명의 ESG·경영공시 담당자가 참여했다. 가이드라인 자체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었다. 응답자의 62.5%가 “ESG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협회 측은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기관별 특성에 맞는 세부 지표와 적용 방식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실행을 가로막는 장벽은 구체적이었다. 담당자들은 ▲ESG 전담 인력의 부재 ▲평가지표의 표준화·명확성 부족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을 대표적 난제로 꼽았다. 해법을 묻는 항목에서도 ‘평가지표 표준화 및 가이드라인 개선’이 45.1%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다. ‘예산 지원 및 인센티브 강화’(25.6%), ‘교육·역량 강화’(16.7%)가 뒤를 이었다. 공공기관 스스로도 문제를 ‘의지’가 아닌 ‘인프라’에서 찾고 있다는 의미다.
문동민 한국표준협회 회장은 “인력, 지표, 데이터 등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공공기관별 ESG 실행 수준의 차이를 확인했다”며 “현장 실무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맞춤형 서비스와 전문 교육 등 다각적인 지원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