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AI 추적 비웃는 ‘아날로그 돈세탁’
中 ‘마카오 단속’의 풍선효과
규제 피해 캄보디아로 자금 이동
韓 ‘청정 이미지’ 노려 유입 가능
중국이 카지노를 강도 높게 단속한 이후 갈 곳을 잃은 지하 자금이 캄보디아 등 동남아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가시화된 가운데, 한국도 그중 하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인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 카지노와 선진화된 금융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동남아의 무법지대보다 더 정교한 ‘세탁’을 원하는 국제 조직범죄의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발간한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마카오 정킷 산업을 초토화한 이후 불법 자금의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정킷은 도박업자가 카지노 공간을 빌려 거액의 자산가를 유치하는 폐쇄적 구조로, 그간 중국 고위층과 범죄 조직의 주된 자금 탈출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14년 235곳에 달하던 마카오의 허가 정킷 수는 지난해 36곳으로 급감했고, 실제 운영 중인 곳은 10여 곳에 불과하다.
마카오에서 밀려난 자금은 먼저 규제가 느슨한 동남아 메콩강 유역 국가인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으로 흘러 들어갔다. 빠른 디지털화와 대규모 불법 경제가 맞물려 카지노 산업과 조직범죄가 결합하기 쉬운 환경을 갖췄다. UNODC는 이 지역에 340개가 넘는 온·오프라인 카지노가 난립하며 보이스피싱, 불법 온라인 도박, 인신매매와 결합한 ‘거대 범죄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UNODC는 동남아 지역이 이러한 조직범죄의 핵심 ‘시험장’이 되고 있다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전례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여파가 전 세계에 미칠 것이라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자금세탁을 시도하는 국제 범죄자는 한국을 최종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이 지닌 국제적인 청정 이미지를 역이용해, 자금을 최종 종착지로 밀반입하거나 송금할 때 의심을 피하기 유리하다는 점을 노린다는 얘기다.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연구소장은 “자금세탁을 하려는 이들을 상시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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