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장애인 곁 지킨 사회복지사, 4명에 새 삶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3일 09시 11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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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시설에서 20년 넘게 장애인의 자립을 도운 4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0월 9일 아주대병원에서 주혜련 씨(41)가 심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눈을 감았다고 23일 밝혔다. 주 씨는 작년 9월 주차장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주 씨는 20세에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했다. ‘삶의 끝에서 누군가 새로운 생명을 받는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 씨의 가족은 사회복지사로 어려운 이를 위해 살아온 주 씨의 착한 마음을 지켜주기 위해 기증에 동의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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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주 씨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다. 경기 부천시의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자립지원팀의 팀장으로 일했다.

주 씨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다. 2018년에는 시민 복지 증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천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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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씨의 어머니 정미숙 씨는 주 씨에게 “혜련아, 엄마 품으로 와줘서 고맙고 사는 동안 고생 많았어. 다음 생에도 꼭 엄마 딸로, 엄마 품으로 와줘. 사랑한다. 그리고 많이 보고 싶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복지시설에서 함께 생활했던 황은숙 씨는 “하늘나라에 가서 아프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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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이웃을 사랑한 따뜻한 사회복지사이자 가족의 소중한 딸이었던 기증자 주혜련 님과 숭고한 생명나눔의 뜻을 함께해 주신 유가족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따뜻하고 환하게 밝힐 것”이라고 했다.

#주혜련#장기기증#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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