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부전역 앞 광장에서 강원 강릉시에서 동해선 열차를 타고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맛있다고 소문난 곰장어부터 먹으러 갈 겁니다.”
10일 오전 10시 반경 부산 부산진구 부전역 앞 광장. 강원 강릉시에서 지인 7명과 2박 3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권연주 씨(50)는 “동해선 완전 개통으로 이제 부산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고 웃으며 말했다.
ITX-마음 열차를 타고 이날 오전 5시 28분경 강릉역을 출발한 권 씨 일행은 4시간 48분 뒤인 10시 16분 부전역에 도착했다. 칼바람이 불고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졌으나 광안리와 자갈치시장 등 맛집을 찾을 생각에 들뜬 표정이었다. 권 씨는 “강원권과 경상권 주민 왕래가 활발해져 자영업 경기가 되살아나면 좋겠다”며 “자가용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노인과 청년들이 열차로 두 도시를 자주 오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부전역 광장에는 권 씨 일행처럼 바퀴 달린 커다란 여행가방(캐리어)을 끄는 이들이 많았다. 강원 삼척에서 온 전성배 씨(56)는 “동해선 완전 개통 기념으로 초등학교 친구 3명과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 여행을 왔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에 강원권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약 350km 길이의 동해선 전체 구간 중 단절됐던 포항∼삼척 구간(166km)을 연결하는 공사가 마무리돼 이달 1일부터 열차로 부산과 강릉을 한 번에 오갈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여태껏 두 지역은 열차로 다다를 수 없고 다른 대중교통의 운행 편수도 적어 왕래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부전역 이용객은 최근 크게 늘었다. 동해선 전 구간 개통과 더불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부전역과 서울 청량리역을 잇는 중앙선에 KTX-이음 열차가 운행되고 있어서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중앙선과 동해선 개통 직전인 지난해 12월 14일 부전역의 하루 승하차 인원은 1990명이었다. 중앙선 개통 직후인 21일에는 2818명, 동해선 개통 첫 주말인 1월 4일에는 4003명으로 하루 승하차 인원이 한 달 사이 2배 늘었다. 반면 기존 부산의 관문이었던 부산역의 하루 승하차 인원은 지난해 12월 14일 5만7099명에서 이달 4일 4만6607명으로 줄었다.
부전역 앞 상권도 활성화되고 있다. 부전시장 앞에서 곰장어 요리를 파는 식당을 운영 중인 이광희 씨(53)는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손님의 발걸음이 최근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부전과 강릉을 잇는 ITX-마음은 하루 편도 4차례씩 총 8회 운행된다. 24일부터 26일까지 부전과 강릉을 오가는 동해선 열차표는 매진됐거나 ‘예약 대기’ 등을 통해 입석 좌석을 구해야 할 정도다. 한 강원권 관광객은 “중앙선 등과 다르게 동해선 이용객 대부분은 관광객”이라며 “옛날 열차처럼 객차를 오가며 식음료를 파는 카트 등이 운영되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의 자치단체는 강원권 관광객의 여행 편의를 돕는 정책 시행을 구상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심·미식·야간관광 등 3대 킬러 콘텐츠를 활용해 강원권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부전시장 유명 음식점을 관광객과 함께 도는 미식투어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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