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1인 가구 안부, 건강음료 배달로 확인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6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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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중장년층 안부 확인 사업
주 3회 건강음료·복지안내문 전달
청년층엔 경제·심리 등 지원

“안녕하세요. 야쿠르트 배달 왔어요.”

15일 서울 송파구의 한 주택가. 야쿠르트 배달원이 홀로 사는 이병철 씨(61) 자택 문을 두드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문을 열고 나와 야쿠르트 배달원이 건네는 음료를 건네받으며 안부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 씨는 “17년 정도 혼자 살다 보니 쓸쓸할 때가 많은데 누군가 찾아와 말동무 해줘서 좋다”며 “주변에 어려운 사람이 많을 텐데 나까지 이렇게 챙겨주니 고맙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송파구에서 한국야구르트(HY) 매니저가 이병철 씨(왼쪽)에게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 송파구는 올해 3월부터 연말까지 홀로 사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건강음료 안부 확인사업을 시범 추진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15일 서울 송파구에서 한국야구르트(HY) 매니저가 이병철 씨(왼쪽)에게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 송파구는 올해 3월부터 연말까지 홀로 사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건강음료 안부 확인사업을 시범 추진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송파구는 올해 3월부터 연말까지 한국야쿠르트(HY)와 함께 관내에 홀로 사는 중장년 가구에 건강음료를 전달하며 위기 징후를 감지하는 고독사 예방사업을 벌이고 있다. 구는 중장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중장년 1인 가구 건강음료 안부확인사업’을 시범 추진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 중장년 1인 가구 급증… 안전망 강화

송파구가 이번 사업을 추진한 것은 중장년층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구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50~60대 중장년층 고독사 비율은 전체 고독사의 83%를 차지한다. 구 관계자는 “경제활동 없는 무직자가 고독사하는 사례가 많아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는 올해 건강음료 안부확인사업을 벌이고 있다. HY 강남지점과 민관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고독사 고위험군 150가구에 건강음료 방문 배달로 안부를 확인한다.

안부 확인에는 총 196명의 HY매니저가 투입된다. HY매니저는 주 3회 발효유와 함께 월 1회 HY가 후원하는 밀키트, 복지안내문 등을 전달하며 대상자의 안전과 건강을 확인한다. 음료를 오랫동안 수거해가지 않거나 대상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 등의 위기 징후가 발생하면 HY매니저가 동주민센터로 즉각 신고하게 된다.

중장년 1인 가구 안부 확인을 위해 총 196명의 HY매니저가 투입된다. HY매니저는 주 3회 발효유와 함께 월 1회 HY가 후원하는 밀키트, 복지안내문 등을 전달하며 대상자의 안전과 건강을 확인한다. 음료를 오랫동안 수거해가지 않거나 대상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 등 위기 징후가 발생하면 HY매니저가 동주민센터로 즉각 신고하게 된다.

이날 이 씨에게 음료를 전달한 HY 매니저는 “대상자가 집을 비웠을 땐 보통 문자메시지나 전화로라도 안부를 꼭 확인한다”며 “주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며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돕는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생애맞춤형 지원도 강화

송파구는 올해 중장년층 외에도 고독사 예방과 사회적 고립 문제해결을 위해 4개 분야 40개 세부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민관협력체계 구축을 토대로 한 어르신 우유배달과 위기 의심가구 대상 복지등기 우편사업 등을 새롭게 실시한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위한 사업도 실시한다. 특히 1인 가구 중 20~39세가 절반에 달하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청년 1인 가구에 경제, 심리, 법률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구는 전세사기 등 부동산 사기로 불안감이 급증하자 지난해 사회초년생과 어르신 등 1인 가구와 1인 가구 예정자를 대상으로 ‘1인 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 서비스’를 261건 제공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외로운 죽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지역사회 고독사 예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며 “올해 역시 더욱 긴밀한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따뜻하게 배려받는 송파구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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