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마인드”라며 여직원 정수리에 입맞춤…저축은행 등 위법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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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저축은행 임원은 최근 회식자리에서 “나는 미국에서 살다와 아메리칸 마인드”라며 여직원 정수리에 키스를 하고 여직원을 한 명씩 포옹했다. 이 임원은 평소에도 수시로 여직원의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는 등 신체접촉을 했다고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 임원의 성희롱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저축은행에 조사 및 징계를 요구했다.

고용부는 올 1~3월 저축은행과 카드사 및 신용정보사 등 금융권 회사 35곳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차별 및 성희롱 등에 대한 감독을 진행한 결과 185건의 위법사항이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감독은 지난해 실시한 시중은행과 증권·보험사 대상 감독에 이어 나머지 금융권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기간제 근로자 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은 14건 적발됐다. 한 저축은행은 기업 여신 영업을 담당하는 정규직 지원에게 주는 자기계발비 월 20만 원, 생일축하금 10만 원 등을 하루 7시간씩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에게는 안 줬다. 한 카드사는 정규직 직원에게 점심값 월 31만 원을 주면서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6만 원 적은 월 25만 원만 줬다. 이 회사는 운전기사 중 직접 고용한 직원에게 7만 원어치의 명절포인트를 주면서 파견직에겐 6만 원어치만 주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임금, 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금융사도 35곳 중 25곳이나 됐다. 미지급 금액은 총 4억5400만 원이다. 수습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의 90%만 준 곳도 있었고 직원들에게 연장·휴일·야간 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고용부는 적발된 금융사에 시정과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요구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근절 등을 위해 기획 감독을 연중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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