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딸처럼 희망되길”…뇌사 50대, 3명 살리고 영면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일 1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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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응급실 간호사 딸 고려 장기기증 결심"

불의의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5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1월 뇌사 상태였던 故 박승규(59)씨가 충북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우)을 3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초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이별에 많이 힘들었지만, 고인의 딸이 응급실 간호사인 만큼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기증을 결심했다. 고인도 생전 기증 의사를 가족들에게 자주 얘기했다고 한다.

경북 문경에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고인은 자상하고 온순한 성격이었고 가족을 늘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동네 어르신이 도움이 필요하면 늘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었다.

또 고인은 집 짓는 일을 좋아해 토목 일을 했고, 등산을 좋아해 약초와 버섯을 따와 가족들과 이웃 어른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고인의 아들 박종훈 씨는 “자주 찾아뵙고 많은 것을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시니 죄송한 마음만 남았다“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함께 있을 때 해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 정말 많이 사랑했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딸은 “정말 많이 보고 싶고, 식사를 같이 하자는 약속이 지켜지지 못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제발 꿈에 한 번만 나와줬으면 좋겠고, 열심히 씩씩하게 잘 살아가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2023년 483명의 뇌사 장기기증, 166명의 인체 조직기증으로 숭고한 생명 나눔을 실천 해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생명나눔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따뜻한 사랑으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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